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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디미트리 enter the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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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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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한테 꼭 물어야 할 것이 있다. 손이 미끄러져 베어 버리기 전에 대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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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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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늘 신경이 날카롭군. 그래서…… 뭔데, 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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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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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살육을 즐기는 짐승의 얼굴. 낙천적이고 선량한 사람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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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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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너의 진짜 얼굴은 어느 쪽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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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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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걸 묻지 마. 모두 다 나의 본성이야, 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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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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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도, 그렌도, 여러 동료들도 모두, 나한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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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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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끔찍하게 살해당했다. 그리고 나 혼자 살아남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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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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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들의 원한을 짊어지지 않으면 대체 누가 짊어진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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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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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그렇게 자신이 저지른 악행을 정당화하는 건가,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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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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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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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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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에게 충성을 다한다」 어르신 입버릇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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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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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거참, 못 봐 주겠네! 어르신이나 너나 왜 모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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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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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에 대한 의무, 충성…… 그딴 걸 해 봤자 무슨 소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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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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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헛소리 좀 작작 해. 그냥 자기만족이잖아,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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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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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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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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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긴 뭘 아니야.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 산 사람은 산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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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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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선을 긋고 살지 않으면 자신이 떠안은 중압감에 짓눌려 죽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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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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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난…… 그들의 존재를 잊어버리거나 내팽개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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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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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속에 묻어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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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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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조차 못 하겠다고 징징댈 거면 왕위 따윈 버리고 묘지기나 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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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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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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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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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고 아버지나 형의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것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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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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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이 죽고 내가 살아 있는지. ……지금도 되묻지 않는 날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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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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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너처럼 응석부리진 않아. 남은 후회는 무덤 속까지 품고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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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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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지금 나한테는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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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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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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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펠릭스. 너는 갈수록 네 형을 닮는구나,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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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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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거칠고, 툭하면 시비를 걸지만 그럼에도 사실은 누구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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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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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뜻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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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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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튼 고마워. ……이제 눈이 뜨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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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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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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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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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그 짜증 나는 표정이 거슬려서 참을 수가 없었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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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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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럼 그런 걸로 해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