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안 & 레오니 B

레오니
………………

레오니
아, 마리안.

마리안
아…… 레오니씨……

레오니
온실 당번은 내 차례였을 텐데…… 뭐 하고 있는 거야?

마리안
………………

레오니
……미안. 저번에 화낸 뒤로 줄곧 날 피해 다녔지.

레오니
내가 무서운 거지?

레오니
그때는 그만 울컥해서…… 너에겐 네 사정이라는 게 있는 거잖아?

레오니
엮이지 않길 바란다면, 그렇게 할게. 더는 날 보고 무서워하지 않아도 괜찮아.

마리안
레오니씨, 저, 저……

레오니
……물도 다 줬고, 난 그만 가 볼게. 그럼……

마리안
………………!

레오니
으왓, 왜 그래?

마리안
저기, 저……

레오니
……?

마리안
……죄, 죄송해요, 멈춰 세워서. 폐를 끼친 거죠……

레오니
아니, 멈춰 세워 줘서 오히려 기뻐. 네가 줄곧 신경 쓰였으니까.

레오니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천천히 해도 괜찮으니까 이야기해 줘.

마리안
저…… 줄곧 사람을 피하며 살아왔어요. 그래서, 이야기하는 것도 잘 못해서……

레오니
역시 뭔가 사정이 있는 거구나. 하지만 동료와는 이야기하는 편이 좋을 거야.

마리안
맞장구치는 것도 잘 못하고……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진 않을까, 하고……

레오니
불쾌할 리가. 이렇게 너랑 이야기해서 나는 진심으로 기쁜걸?

레오니
그러니 겁먹지 말고 좀 더 이쪽으로 오라고. 그렇지 않으면 이야기할 기회조차 없어지잖아?

마리안
……!

레오니
뭐든 상관없어. 취미라도, 좋아하는 일이라도. 오늘 본 꿈이라도, 하늘이 예쁘다는 이야기라도.

마리안
네…… 그럼, 레오니씨. 저, 이 꽃…… 좋아해요.

레오니
나도 좋아해. 하지만 이 꽃, 내 고향에서는 색이 다르거든.

레오니
좋아, 그럼 언젠가 고향으로 초대할게! 여기 동료들과 다 함께 놀러 와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