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 & 아네트 B

아네트
아, 펠릭스. 분명히 온실 청소 당번이었지?

펠릭스
그런데.

아네트
내가 끝내 놨어. 그리고 창고 정리도 내가 먼저……

펠릭스
……무슨 짓이야.

아네트
어어…… 그게, 잊어 줬으면 해서.

펠릭스
뭘.

아네트
크으윽……! 그걸 내 입으로 말하게 할 셈이야……!?

아네트
요전에! 온실에서! 봤던 걸 잊어 달라는 얘기야!

아네트
잊어만 준다면 마구간 당번도 바꿔 주고, 어렵다고 했던 이론학도 설명해 주고……

펠릭스
쓸데없는 참견이다.

아네트
으, 으으…… 하지만 그래도 잊어 주지 않으면 안 되는데……!

펠릭스
무리다만. 머리에 딱 달라붙어서 안 떨어져.

펠릭스
강에서 고기가 떠내려 온다고? 과자랑 함께? 무더기로?

펠릭스
네가 말했던 곰 사냥이랑 연못 괴물 노래도 궁금하던 참인데……

펠릭스
둥둥둥~에 맞춰서 회전하는 동작은 어딘지 검술의 발놀림이랑도 닮았……

아네트
그, 그만 말해~! 펠릭스 진짜 최악이야!!

펠릭스
뭐가……

아네트
그렇게! 사람의 노래랑 춤을 진지한 얼굴로 하나하나 해설하는 부분이~!

아네트
진짜…… 이렇게 나오면 어쩔 수 없지. 좋은 고기를 사 줄 테니까 그걸로 잊어 줘!

아네트
왜, 펠릭스 고기 좋아하잖아! 항상 식당에서 껄떡거리면서!

펠릭스
고기고 뭐고 할 문제가 아니야. 난 그저……

아네트
그래, 됐네요! 맘대로 떠들고 다니시지! 난 평생에 걸쳐 백안시당할 테니까!

아네트
다들 먹을 걸 소홀히 다루는 몹쓸 애라고 욕할 거야~~!

아네트
펠릭스 바보~~! 심술쟁이~~! 평생 원망할 테다~~!!

펠릭스
아니, 난 그저 찬사를……

펠릭스
그런데…… 대체 먹을 걸 소홀히 했다는 건 무슨 얘기지……? 예의 가사 얘기인가……?

펠릭스
……정말 이해가 안 가는 여자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