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서고
어느 귀족의 편지
친애하는 ……에게
네 말이 맞았어.
그에게 가문을 나누는 데 망설임은 없어 보여.
게다가 나눈 영지를 가지고
왕국에 전신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야.
동맹령끼리 결속을 다져야 할 이 시기에
후계자 싸움은커녕 타국을 끌어들이다니……
나는 그가 제정신이라 생각할 수 없어.
그가 대문장, 네가 소문장을 가졌다고는 해도
네게 작위를 상속하려 했던 아버님의 판단은 옳았어.
그나저나 넌 날 어떻게 할 생각이야?
그로부터 거듭 구애의 편지가 오고 있어.
그 남자랑 네가 똑같이 생기긴 했어도
그와 맺어지는 것은 절대로 사양이야.
데리러 올 생각이 없다면 내가 가겠어.
언제 아버지의 마음이 바뀔지 모르니까.
고월의 달이 끝날 무렵 디아도라를 떠날 거야.
만반의 준비를 갖춰 둬.
화관의 달에 혼례를 올리고 싶으니까. 왜냐고?
나도 화관의 신부에 대한 환상 정도는 있거든.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지? 그럼 부탁할게.
리건 공작가의 차녀 클로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