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의 추억・청사자반

소티스
뭐야, 도망쳐 나왔나.

소티스
뭐, 제법 시달리는 것 같긴 했다만.

소티스
인기가 많아도 힘들겠어, 호호호.

디미트리
……아, 선생님. 무슨 일이야, 이런 곳까지.

디미트리
난 어린 시절 에델가르트한테 춤추는 법을 배웠어…… 이제 와서 다시 추자니 그렇잖아.

디미트리
……선생님. 예전에 우리 둘이 의붓남매라고 이야기했지.

디미트리
에델가르트의 친어머니와 내 의붓어머니는 같은 사람이지만 어린 시절에 난 몰랐어.

디미트리
의붓어머니는 나를 마치 친아들처럼 아껴 주셨는데……

디미트리
……아니. 그래서 오히려 그녀의 존재를 나한테 드러내지 않으셨지.

디미트리
우리는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자랐거든.

디미트리
……하지만 어린 시절, 1년 조금 넘게 나와 그녀는 친구 사이였던 적이 있어.

디미트리
그래. 우리는 서로 신분이나 태생도 모른 채 만나서 친해졌지.

디미트리
에델가르트와 아룬델 공이 아직 왕국에 살았을 무렵 이야기야.

디미트리
……망명해 왔거든. 제국 안에서도 다툼이 끊이지 않던 시기였으니까.

디미트리
아버지를 따라 아룬델 공 저택을 찾았을 때 난, 따분해 하는 듯한 그녀를 만났지.

디미트리
처음에는 까다롭고 제멋대로인 애라고 생각했는데 곧 오해는 풀렸어.

디미트리
춤추는 법을 배운 것도 그 무렵이야. 그 가르침이…… 뭐랄까, 아주 엄격했지.

에델가르트
아니, 발이 틀렸어! 거기서 나오는 건 오른발이잖아?

디미트리
……엘, 벌써 해가 지겠어. 나, 이제 집에 가야 하는데……

디미트리
……그녀가 고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1년 동안 정말…… 즐거웠어.

디미트리
저기, 선생님. 지금 생각해도 한심하지만 내가 헤어지면서 뭘 건네줬을 것 같아?

디미트리
예로부터 퍼거스에서는 검을 「미래를 여는 물건」이라 여겼어.

디미트리
그녀는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보냈으니 원하는 미래를 열어 가란 뜻으로 건네줬지.

디미트리
……뭐, 그렇지만 다 옛날 이야기야. 그때 그 소년 따위는 진작에 잊어버렸을걸.

디미트리
이미 늦었어. 모든 것이 그때와 다르니까. ……에델가르트도, 나도.

디미트리
……그나저나, 영 불편하군. 이런 모임은 역시 성격에 안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