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테스 & 한네만 C

세테스
……거기 계신 거 다 압니다. 한네만씨.

한네만
제법 잘 숨었다고 생각했네만. 으음? 그 서적은 문장의……

한네만
세테스군! 드디어 내 연구에 협력할 마음이 든 것인가!

세테스
이건 저를 따라다니지 않겠다는 조건하에 당신에게 빌려드리려 가져온 서적입니다.

한네만
흐음, 그것도 욕심나지만…… 내겐 자네의 협력이 훨씬 가치 있다네.

한네만
자네가 가진 키홀의 대문장……

한네만
내가 아는 한, 자네 말고 그 문장을 가지고 있는 이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어.

한네만
따라서 나는 자네의 문장이 어디서 왔는지 그 유래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네!

세테스
그 질문은 질리도록 듣고 대답했습니다. 저도 모르겠다고요.

세테스
저는 문장과는 무관한 평민 출신. 집안 기록조차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한네만
후후, 그런 변명에 내가 포기할 줄 알고? 내가 납득할 때까지 영원히 추궁할 거라……

세테스
……시간 낭비입니다. 당신의 바람에 저는 부응할 수 없습니다.

세테스
설령 제가 키홀의 대문장을 가진 이유를 안다 하더라도, 당신은 납득하지 않겠지요.

한네만
그건 내가 판단할 문제일세. 그리고 자네의 말이 맞다 하더라도……

한네만
「자네의 말이 맞았다」는 걸 알 수 있지. 연구란 그런 것이라네. 그렇지 않은가?

세테스
저는 연구자가 아니라 모르겠군요……

세테스
그럼, 이 서적은 필요 없으시다니 처분해도 상관없으시겠지요?

한네만
내, 내가 언제 필요 없다고 했는가. 그리 서두르지 말게나, 세테스군.

한네만
이번에 순순히 물러나는 대신 그 서적을 빌려가도록 하겠네.

한네만
서적의 연구가 끝나면 다음은 자네 차례일세, 세테스군.

세테스
다음에도 헛수고만 하실 겁니다. 제 차례는 영영 오지 않을 테니까요.

한네만
하아…… 자네의 그 고집도 어쩌면, 키홀의 대문장 때문일지 모르겠어.

한네만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가기에 앞서 자네의 인격도 분석해 봐야겠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