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흐렌을 찾자, 선생님.
자기 의지로 사라졌다면 그건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끌려갔을 가능성으로 좁혀서 검토해 보는 건 어떨까?
납치할 동기가 있는 사람, 수상한 행동을 보인 사람……
그런 사람들의 정보를 모으자. 그래도 괜찮겠어?
마누엘라님이 예리차님 가면을 들고 어딘가로 달려갔다고?
두 사람한테 얘기를 들어 볼 필요가 있겠어. 마누엘라님은 어디로 가셨으려나.
예리차님은 훈련장이나 자기 방에 계실 거야. 방은 기사실 동쪽이었던 것 같은데……
흐렌이 없어졌어. 나눠서 찾아보는 게 좋겠어.
서두르지 않으면 늦을 거야…… 그런 느낌이 들어.
세테스님 심정을 생각하면 정말…… ……한시라도 빨리 흐렌을 찾아야 할 텐데.
그녀가 수도원을 떠난 흔적은 없는 듯하나 그 정보의 진위조차 의심스러워……
아아, 이렇게 생각할 시간도 아깝군. 우선은 수도원을 돌며 정보를 모으자.
흐렌의 행방에 대해 뭔가 아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
마누엘라 선생님이 예리차 선생님의 가면을 들고 달려갔다……?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드는데. 두 사람한테 이야기를 들어 봐야겠어.
예리차 선생님은 훈련장이나 본인 방이겠지. 방은 아마 기사실 동쪽이었을 거야.
수도원 곳곳을 돌아봤지만 이렇다 할 납치 흔적은 찾지 못했어.
역시, 장소가 아니라 사람을 찾아야 하나. ……서두르지 않으면 때를 놓칠 거야.
흐렌이 행방불명이라며? 어디로 간 걸까?
단순한 유괴라면 몸값이라든가 요구해 올 법도 한데……
수도원을 나간 흔적은 없다, 라. 그 이야기,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이야기일까?
여기는 샛길이라든가, 비밀 통로라든가, 여러 가지 있을 것 같으니까~
그래도, 우선은 대수도원 안을 샅샅이 뒤지는 수밖에는 없어.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자. 뭔가 단서를 잡을 수 있을지도~?
마누엘라 선생님이 예리차 선생님의 가면을 들고 도망갔다고? 뭐야, 그게?
수상하다고요, 그것~! 마누엘라 선생님이나 예리차 선생님에게 물어봐 주세요.
예리차 선생님은 훈련장 아니면 방에 계시겠군. 방은 아마, 기사실 동쪽이었던가……
만약 흐렌님께서 납치되었다면 아마도 살아 있으시겠지요.
죽일 생각이었다면 납치할 필요 따위 없으니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선생님.
모습을 감춘 아리따운 소녀인가…… 이게 이야기였으면 걱정이 없었을 텐데.
왜냐면 귀족의 손에 화려하게 구출될 게 당연하니까!
……선생님은 뭔가 짚이는 데 없어? 그녀가 갈 만한 장소라든가……
나도 그렇게 생각해서 제일 처음 이곳에 온 거야. 하지만 그녀를 봤다는 말은 없었어.
흐음, 온실이라. 생각 못 했군. 나중에 나도 찾아보겠어.
흐렌을 찾아야 하네요. 수상한 사람이 떠오르진 않는데……
그녀가 문장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좀 마음에 걸려요.
만약 희귀한 문장이었다면 한네만 선생님이 폭주할 것 같은데요.
아, 아뇨, 딱히 한네만 선생님이 수상하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젠자아아앙! 사고든 사건이든 흐렌이 위험해!
내가 찾아내고 말겠어!
……근데 어떻게 찾아야 하지? 정보 수집 같은 거, 잘 못하는데.
제, 제, 제 방에는 흐렌이 오지 않았거든요!
제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선생님이 방에 들어오시는 수밖에……!
봐요, 저 이외에는 아무도 없죠!
흐렌, 자기 방에 틀어박혀 있지는 않겠죠?
어라…… 그러고 보니 흐렌이 지내는 방은 어디죠……?
있죠, 선생님. 마누엘라 선배를…… 앗, 실수했네요.
마누엘라 선생님 못 보셨어요? 엄청 급히 어딘가로 가시는 걸 봤는데……
흐렌이 없어진 거랑 뭔가 관계가 있으려나요?
어머, 모르셨어요? 마누엘라 선생님은 가극단 선배예요.
흐렌, 납치당하다, 입니까? 하수인, 수도원, 있습니까?
한 사람…… 주목하다, 사람, 있습니다.
샤미아씨, 기사, 입니다만, 다릅니다. 동작, 브리기트, 닮았습니다.
무엇, 하던, 사람, 일까요……
……이 수도원에는 우리도 모르는 통로나 비밀 장소가 곳곳에 있다고 들었다.
……수도원에서 떠난 흔적이 없다면 그런 것을 이용했을지도 몰라.
……어찌 되었든, 무사하면 좋을 텐데.
……흐렌을 납치한 범인이라.
……확증은 없지만 심증이 가는 것은 예리차 선생이야.
요즘, 그자의 검은 뭐랄까…… 평소와 달리…… 충동적으로 느껴졌어.
만약을 위해,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게 어때.
평소 이 시간이라면 훈련장에서 카트린님과 겨루기를 하고 있을 텐데.
실은 작년에도 학생이 행방을 감추는 사건이 일어났나 봐요.
그런데 범인도 학생도 발견되지 않아서 유령의 짓이라 하는 사람마저 생겼대요……
그, 그러지 마세요, 선생님……! 어…… 어쨌든, 용서할 수 없죠!
네, 저도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던 참이었어요!
아야야야…… 아까 잉그리트 녀석한테 있는 힘껏 따귀를 맞았거든요……
흐렌은 사랑의 도피라도 한 게 아니겠냐고 했을 뿐인데……
무신경하단 말로 시야를 좁히는 것도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는……
진상이 어떻든,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려해서 조사를 진행해야죠.
역시 흐렌은 누군가한테 납치당한 걸까……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얼른 찾아야 할 텐데……
혼자서 떠나 버린 걸까…… 그건 그것대로 걱정되네……
마을에서 사람을 납치하는 "사신기사"의 소문을 요즘 들어 자주 듣는 것 같네요……
어쩌면 흐렌도 사신기사한테 납치당해서……!
소문이 거짓이든 사실이든, 흐렌이 무사하면 좋을 텐데요……
그나저나, 흐렌의 행방이 묘연하다니…… 세테스님도 걱정이 많으시겠군요.
저, 아무 근거도 없이 이런 말을 하는 건 실례라는 걸 충분히 알면서 말하지만……
길베르트님이 계속 마음에 걸려요. ……어디선가 만난 듯한 기분이 듭니다.
게다가 아네트를 지긋이 바라보던 적도 있어요. 혹시 어쩌면……
가령 유괴되었다고 하더라도, 범인으로부터 요구해 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게 수상하군.
내 추리에 의하면, 이것은 유괴가 아니야. 흐렌양은…… 가출한 것이다.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하나? 그렇다면 이미 이 대수도원 안에는 없겠군.
그게 아니라면 무엇이지? 유괴되었다면, 대체 그 목적이 뭐란 말이야?
흐렌, 배는 안 고프려나? 누가 유괴한 거라면 절대 용서 못 해.
그러고 보니 아까 알로이스씨가 저수지 부근에서 뭔가 하고 계시던데.
알로이스씨, 곧잘 흐렌에게 말 걸었다가 혼나곤 했는데.
아마 상관없겠지만, 나, 조금 불안해졌어……!
저, 흐렌씨와는 잠깐 말을 섞은 적이 있었는데……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더욱 걱정이 되어서……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무사히 돌아와 준다면 좋겠는데……
무,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농담하지 말아 주세요.
새삼 돌이켜 보면 흐렌은 참 이상한 아이죠.
나이는 어려 보이는데 어딘가 고풍적이고, 다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는 것도 많고……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세테스님도 엄청 귀여워하시는 것 같았으니.
유, 유령이라니……! 그럴 리가 없잖아요!
주여…… 부디……
흐렌씨를…… 지켜 주소서……
흐렌, 분명 세테스님의 속박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한 것이 틀림없어요~
마음은 이해가 가요~ 저에게도 속박하려 드는 오빠가 있거든요~
흐렌이 없어졌다니, 역시 누군가가 납치라도 한 걸까?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인상이지만, 토마슈씨가 수상한 느낌이 들어.
흐렌에 대해서 모두에게 물어보고 다닌다고 들었거든. 그런데 아닌 것 같아.
흐렌뿐만 아니라 제랄트 스승님이나 선생님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다니는 것 같았어.
………………
아아, 부탁하지. 힘을 빌려주게……!
그건 어려운 얘기야. 아아…… 흐렌.
대수도원에서 나가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왜 흔적이 잡히질 않는 거지!?
흐렌군이 모습을 감추다니…… 실로 중대한 사태로군.
뭣이, 나를 의심하는 자가 있다고? 하지만 그 추리엔 구멍이 있어……
말 그대로네. 흐렌군이 가진 세스린의 대문장은 희귀하다만 가진 사람은 또 있지.
그런 짓을 세테스군이 허락할 리 없지.
흐렌군이 가진 세스린의 대문장은 희귀하지만 가진 사람은 또 있다네.
흐렌님이 행방불명이시라고요. 무사하시면 좋겠습니다만……
지금은 이렇다 할 정보는 없는 듯합니다.
으음…… 저도 용의자 중 한 명이라는 거군요.
하지만 의심받는 점에 대해서는 설명드리면 이해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거에 저는 기사로서 퍼거스 왕가에 봉사했습니다.
잉그리트가 저를 본 적이 있다는 것도 왕도 페르디아에서겠지요.
그리고 아네트는…… 제…… ……이 이상은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 오오, 이거 선생. 왜 그래, 내게 볼일인가?
뭐, 내가 흐렌을……!?
그, 그건 절대로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저수지 안에 빠졌거나 했으면 어쩌나 무서워서 들여다 본 거야!
실은…… 항상 시시한 농담을 해서 지적을 받았어……
그런 걸로 사람을 납치했더라면 수도원이 사람으로 넘쳐 나겠지!
흐렌이 없어졌단 거 들었어? 이번 해는 소동이 넘쳐 흐르는 해로군, 정말.
기사단 휘하 녀석들은 이미 마을에 나가고 없어. 뭔가 찾으면 나한테 연락이 올 거야.
뭐, 예리차? 그러고 보니 오늘 안 보이네.
근데 뭘 근거로 그 녀석을 의심해?
그렇군…… 일단 기사들한테 전해 둘게.
오, 뭐야? 잠깐 휴식 중이야.
흐렌 사건 말이군…… 내가 수상하다고? 하.
아아, 그래. 그래서 그게 어쨌는데?
이곳이 아닌 어딘가에서 싸웠다. 그게 어떻다는 거지?
내가 기사단에서 이질적인 존재란 생각은 좋았지만……
그것과 흐렌을 묶다니 단편적인 사고로군.
흐렌이 없어지다니…… 뭔가 안 좋은 예감이 들어요.
……누군가 만나러 오셨나요?
알로이스씨도 샤미아씨도…… 기사단 사람들은 전부 나가셨는데요.
흐렌이 행방불명이라 기사단은 모두 분투 중이다.
하지만 단서는 거의 없어. 세테스 녀석의 낯빛이 심각해졌군.
왜 그래. ……마누엘라? 그러고 보니 한참 전에 엇갈렸지.
아무래도 가면 같은 걸 들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친하진 않았으니 자신은 없지만 말하고 보니 그럴지도 모르겠군.
이봐, 괜찮냐? 흐렌이 가면을 썼다니 들어 본 적도 없다고.
벨레트, 흐렌에 대한 단서는 아직인가요?
이 앞쪽은 제가 확인했습니다. 감시하던 기사도 아무것도 못 본 모양입니다.
저 또한 흐렌을 가족처럼 여기고 있으니까요.
예, 힘을 합쳐야지요. 당신이 곁에 있으면 마음이 든든합니다.
흐렌에게 주의 가호가 있기를……
이것 참…… 여자애 하나 없어진 걸로 웬 소란인지.
하지만 내버려 둘 수는 없군. 너도 온 힘을 다해 찾거라.
사람들에게 얘기를 들어볼 수밖에 없겠어. 여기서 여유 부릴 틈 따윈 없다고.
무슨 일 있으십니까? 흐음…… 흐렌님이 사라지셨다고요.
저도 미력하나마 수색을 도와드리지요.
흠…… 저를 의심하는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그 근거를 여쭤볼까요?
중간에 몇 년 정도 대수도원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만……
저는 이 가르그 마크에서 일한 지 40년 이상이나 된 자입니다.
지금까지 세테스님께 여동생이 있다는 이야기는 조금도 없었지요.
20년만에 만난 제랄트님은 옛날과 조금도 변하지 않은 모습이셨지요.
그렇다면 신경 쓰이는 게 당연하잖습니까? 그것뿐입니다.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오늘은 이상이 있고 있고 또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떤 분이 매일 밤 마을에 나가서 아침에 돌아오시기를 반복하셨죠.
뭐, 흐렌님 실종과는 관계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여기서는 얻을 수 없는 물건도 지하에 가면 얻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가르그 마크의 지하를 모르신다고요? 그곳은 지상에 머무르지 못하는 이들의 낙원이죠.
어비스 녀석들…… 매일 문제나 일으키고 말이야.
차라리 가르그 마크의 지하를 통째로 소탕해 버리면 좋을 텐데……
선생님! 내가 봤어! 무지막지하게 큰 낫을 가진 기사!
소문대로 전신에 새까만 갑옷을 입고서…… 분명 그게 "사신기사"라니까!
설마 그 사신 녀석, 흐렌 유괴에도 한몫 거들었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저는 이럭저럭 수십 년, 수도사로서 이 가르그 마크에 몸을 맡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 대수도원의 구조를 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했습니다.
대수도원 내를 전부 찾아본다고 해도 실제로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런데 이 정도로 큰 건축물을 대체 누가 설계했을까요?
창건 시의 기록은 단편적으로 남아 있는데, 건축가 이름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세테스님이 그렇게까지 초췌하신 모습은 처음 봤을지도 몰라.
그런데 만약 흐렌이 누군가에게 납치당했다고 한다면……
나는 그 더스커인이 수상해. 더스커인은 멀쩡한 얼굴로 거짓말을 하지……
세테스님이 걱정하시는 건 너무 잘 알지만 기사단을 총동원하는 건 역시 너무하지 않아?
나는 원래 가르그 마크 인근 마을에서 "사신" 소동을 조사하고 있었다고.
흐렌을 찾는 동안 만약 희생자가 나오기라도 하면……
……아냐. 미안해, 신중치 못했군. 지금은 한시라도 빨리 그녀를 찾아야지.
수도원이 소란스러운데 다음 달의 그리핀전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매년 하던 연례행사인데 이번엔 사건이 사건이다 보니……
어쨌든 간에 흐렌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어요.
흐렌이 사라졌다면서? 아까 이 마을에도 기사들이 왔었어.
내 나름대로 이리저리 알아봤는데 이렇다 할 단서는 안 보이더라고.
이래 봬도 부랑배 녀석들을 시켜서 지하를 샅샅이 뒤졌어. 소용은 없었지만.
……그렇다 해도 이곳은 10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가르그 마크 대수도원이야.
우리가 모르는 통로도 있을 테니 지하에 없다고는 단언할 수 없어……
……당신이 누구인지는 알 바 아니지만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전에 돌아가.
아니면 누군가의 지시로 어비스에 온 거야? 그런 거라면 마땅한 대접을 해 드리고.
……잠깐, 당신. 설마 교사야? 최근 대수도원에 왔다는 전직 용병 말이야.
흐응, 당신이 소문의 그…… ……뭐, 그런 거라면 상관없지.
내 이름은 율리스. 앞으로도 여기 올 생각이면 기억해 둬.
사람 찾기? 그런 건 율리스 전문이야. 나는 눈곱만큼도 도움이 안 되거든.
애당초 나는 세테스 나리한테 여동생이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고.
혹시 납치된 거라 구하러 갈 사람이 필요하면 불러 줘. 그건 내 전문이니까.
흠? 못 보던 얼굴이군. 너, 여기 주민 아니지?
교사? 아, 소문의 신임 교사구나! ……그래도 나보다 분명 어리겠지?
내 이름은 발타자르. 동맹령 출신이지. 잘 부탁한다.
흐렌의 실종이 알려지자마자 어비스에 기사단이 찾아왔어요.
이런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의심받는 건 이곳 주민이거든요.
그런 짓을 할 법한 인간들이 드나드는 이상 별수 없는 일이지만요.
어머, 당신…… 누구시죠? 어비스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인데요.
혹시 지상에서 내려오셨나요? 도대체 무엇이 목적이시죠?
……생각났어요. 당신, 레아님께서 손수 발탁하셨다는 신임 교사 맞죠?
지하에도 소문이 파다하게 났답니다. 제 이름은 콘스탄체 폰 누벨!
앞으로 기억해 주시길 바라요? 오~홋홋홋홋홋!
흐렌이라는 애, 납치된 걸지도 모른대……! 이상한 사람한테 붙잡힌 거면 어떡하지.
지금쯤 불안에 떨며 울고 있을지도 몰라. 무사하면 좋겠는데……
다정한 게 아니라 그냥…… 상상이 가서 그래.
그런 건 말하면 안 돼. 넌 가끔 그런 면이 있더라.
하피도 어렸을 때 납치됐으니까…… 아무튼 얼른 발견되면 좋겠다.
……네 정체가 뭔지 맞혀 볼까?
사관학교에 새로 온 선생님이지? 하피, 알고 있어.
여기에도 조금 소문이 났거든.
흐응…… 이런 얼굴이었구나. 생각보다 평범하게 생겼네.
어머, 선생님. 요즘 어때? 벌이는 잘되어 가?
느긋하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이래 봬도 일하는 중이라서. 미안.
사방이 뒤숭숭해서 행상인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얼른 다들 웃으며 장사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어비스? 선생님, 그런 곳에 흥미가 있어?
가르그 마크의 지하에 펼쳐진 고대 유적…… 그게 어비스야.
멋대로 정착한 사람들도 있지만 짐작대로 저마다 사정이 있는 사람뿐이지.
제대로 된 상인은 접근하지 않는 곳이니까 선생님도 발을 들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당신, 지상의 사람이군요. 이런 곳엔 무슨 볼일이십니까?
……아, 혹시 신임 교사이신가요? 그럼 들어가셔도 괜찮습니다.
이곳은 지하 마을 "어비스"입니다. 악랄한 이들이 많으니 조심하세요.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보시다시피 오늘도 이상 있습니다.
이번엔 누가 행방불명되었다면서요? 그것 때문에 아~직도 여기 있어요, 이 사람.
내부 조사는 끝났지만 난 이곳에 남아 보초를 서기로 했지.
들으셨죠? 누가 시킨 것도 아니래요. 뭐, 이 사람이 있으면 저도 안심이지만요.
……낫을 든 사신 같은 남자 못 봤어?
저쪽 통로 끝에서 발견했거든. 그런데 순식간에 사라졌지 뭐야.
내가 모르는 비밀 통로가 이 주변에 아직 남아 있나 봐……
교단 녀석들이 잇달아 들어오는군. 기사들만 있나 했더니, 수도사에 교사에……
그래, 지팡이를 짚은 아저씨 말이야. 썩 높은 사람 같지는 않았다만.
너 말이야, 너. 교사 아니냐?
……! 당신은 제랄트님의…… 그렇군요…… 어머니를 많이 닮았네요.
당신의 부모님과는 안면이 있습니다. 당신과도 꼭 한번 이야기해 보고 싶었지요.
보잘것없는 수도사입니다. 당신의 부모님과는 안면이 있지요.
그러나……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수도원을 잠시 떠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만.
그녀의 묘지에 바칠 꽃을 대신 준비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당신이 준비한 꽃이라면 그녀도 분명 기뻐할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아아…… 이 꽃은 그녀가 생전에 좋아하던 꽃입니다.
……이제 여한이 없군요.
자, 저는 슬슬 가 보겠습니다 벨레트 선생님, 부디 건강하시길.
그녀의 몫까지 제랄트님을 소중히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