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델씨, 어때? 나중에 또 서고에서…… 아, 선생님!
무슨 일이야? 지금은 좀 바쁜데.
죄송해요, 에델씨한테 이것저것 묻고 있었어요.
나, 작년엔 졸업을 못했으니까 올해 다시 제대로 졸업하고 싶어서.
흐렌, 그리고…… 모니카라고 했던가? 무사히 구출해서 정말로 마음이 놓여.
그리핀전이란 이름은 왕국이 제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전투에서 유래한 거야.
푸른 사자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싸워야지. 선생님, 이번 달도 잘 부탁해.
그나저나, 이 시기에 낚시 대회라니…… 참가는 좋지만, 너무 풀어지지는 마.
……어, 나? 아니, 참가는 안 할게. 낚싯대를 부수는 모습이 바로 상상되니까……
일부러 제국령까지 나가서 하는 모의전이다. 포상도 있다고 하니, 이기고 싶은걸.
다른 애들도 기합 들어간 모양이던데. 잘 부탁해, 선생님.
고지식한 세테스씨가 낚시 대회를 열었다며? 지난 달에는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론다즈 그리핀전은 왕국, 동맹, 제국의 삼파전.
다른 반보다 좋은 결과를 내면 아무래도 대사교님께 부상을 받을 수 있는 모양입니다.
큭큭큭…… 그렇습니까. 예상대로의 대답이군요.
과거에는 왕국령도, 동맹령도 전부 제국이 지배하는 곳이었어.
하지만 내란에 의해 북쪽 절반이 왕국이 되고, 왕국은 동서로 분열되어 동쪽이 동맹이 됐지……
지금은 삼파의 관계가 되었지만 천 년 전 포드라는 하나였어.
제국 귀족 중에는 그 최대 판도의 부활을 꿈꾸는 자들도 있지……
졸리네요. 다달이 생각보다 너무 움직이고 있어요.
좀 더 사회적인 유예를 얻을 수 있는 시기라고 전 생각했는데요.
졸업하면 싫더라도 귀족 사회에서 살아가야만 하니까요.
인생의 유예를 원해요.
하아…… 뭐, 세이로스 교단이니까요. 힘이 있는 자는 그걸 잘 살려야 하는 거죠.
선생님은 낚시 안 해? 난 온 힘을 다해 잡겠어!
좋아, 선생님도 참가하는구나! 그럼 승부야, 승부!
내가 낚은 이 물고기! 이 종류의 물고기 크기로 승부를 내자고!
잡았어? 좋아, 보여 줘!
하하하, 내가 이겼다! 아직 멀었네, 선생님.
졌다아아아! 젠장, 역시 선생님이야!
엄청 갑작스러운 대회였지만 꽤나 흥했네!
선생님, 그거 아세요?
그론다즈는 제국의 베르그리즈 백작령에 있는데요……
제 본가, 발리 가문 영지의 옆이에요!
혹시 만약 만일에라도 부모님께서 보러 오시기라도 하면…… 히익! 곤란해요!
이걸 어떻게 진정할 수 있겠어요! ……하아, 더는 안 돼요오오오!
저, 정말이요!? 믿어요, 믿을게요, 선생님!
낚시라…… 좀 예전에 도전해 봤었는데요……
낚아 올린 물고기한테 한 방 먹었어요. 꼬리 지느러미로 뺨을 맞았거든요……
그래서 당분간 낚시는 됐어요. 그런 것보다요.
드디어 그리핀전이네요. 선생님, 자신 있으세요?
든든하네요. 후후…… 기대돼요.
후후…… 선생님이 자신이 없다니. 별일이네요.
낚시…… 브리기트, 자주, 했습니다. 저, 지지 않습니다.
선생님, 도전하다, 아니다, 입니까?
선생님, 참가, 기쁩니다. 모처럼, 저, 승부, 원합니다.
이 물고기, 같은 종류, 비교합니다. 큰 쪽, 이깁니다, 괜찮습니까?
보여 주세요. 큰 쪽, 승리, 입니다. 비교합니다.
저, 승리입니다. 선생님, 작다, 물고기, 낚았습니다.
선생님 물고기, 크다, 입니다. 졌습니다.
오랜만, 즐기다, 였습니다. 선생님, 어떻습니까?
……그리핀전이 가깝다고 하지만, 요즘 전하는 매일 밤늦게까지 훈련만 하신다.
전하는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하셨지만 나는 도무지 마음이 안 놓여.
……무슨 일이지.
낚시 대회 덕분에 주방은 생선투성이야. 요리를 해도 해도 생선, 생선, 생선……
명예 따위나 포상에 관심은 없지만 싸울 맛이 나는 적과 싸우는 것은 별개다.
보아하니, 싸울 맛이 있는 녀석도 다소 있는 듯하더군.
예를 들어…… 너 같은 상대 말이야.
잉그리트 녀석은 어렸을 때부터 식사 이야기가 나오면 눈빛이 달라졌지……
실은 저, 낚시를 꽤 잘해요. 형님이 자주 데려가 줬거든요.
선생님도 도전해 보면 어떠세요? 낚은 물고기는 먹어도 괜찮대요.
앗, 선생님도 참가하기로 하셨군요. 기왕이니 승부하시지 않을래요?
같은 종류의 물고기를 낚아서 더 큰 것을 낚은 쪽이 이기는 걸로.
벌써 낚아 오셨나요? 역시 대단하네요. 그럼 바로 비교해 볼까요.
……아, 제 물고기가 더 큰 것 같아요. 에헤헤, 제가 이겼네요.
와, 선생님이 낚은 물고기, 굉장해요! 이건 저의 완패네요.
낚시 대회, 좋은 휴식이 되었네요. ……자, 이제 그리핀전에 대비해야죠!
참 태평한 행사도 다 있네요. 난 물고기보다 사랑을 낚는 게 더 재밌……
아, 아하하, 당연히 농담이죠. 그보다 지금은 그론다즈 그리핀전입니다.
그리핀전에서 활약하면 틀림없이 여자한테 인기를 끌 수 있을 거예요, 그렇죠 선생님?
싸우는 이유는 사람마다 달라요. 시시한 이유로 싸우는 녀석이 있어도 뭐 어때요~
역시 선생님은 잘 아신다니까. 좋아, 나, 이번 달은 열심히 한다~!
………………
……어머~ 미안해, 선생님. 잠깐 생각을 하고 있었어~
후후, 고마워, 다정하구나~ 근데 괜찮아. 정말 생각만 한 거니까~
사신기사의 정체…… 정말로 예리차 선생님이었을까……
그론다즈 평원은 제국에 있죠? 어떻게 가는 걸까요.
수도원에서 제국으로 들어가는 길은 없다고 예전에 들은 것 같은데……
아, 혹시 동맹령을 지나는 건가? 동쪽에서, 이렇게, 빙글~ 돌아서.
그리핀전 직전에 이런 어수선한 행사에 참가하다니…… 원래는 말이 안 됩니다.
……하지만 낚은 물고기를 마음껏 먹어도 된다고 하기에 그만…… 죄송합니다.
선생님도 참가하시나요? 그렇다면 기왕이니 승부하시죠.
이 물고기를 낚으면 보여 주세요. 더 커다란 쪽이 이기는 걸로 합시다.
선생님도 낚은 모양이군요. 후후, 그럼 이제 겨뤄 볼까요.
……제 물고기가 더 크네요. 이번 승부는 저의 승리로군요.
선생님 물고기가 더 크네요…… 아쉽지만, 저의 패배입니다, 선생님.
자, 이제 물고기를 먹을 차례예요, 선생님. 훈제, 찜…… 후후, 기대됩니다.
며칠 전, 웬일로 아버지께서 서신을 보내셨더군. 금사슴반의 승리를 기도하신다고 말이야.
우리 아버지도 과거에 이곳 사관학교에 재적해, 그리핀전에서는 훌륭하게 승리를 거두셨다는군.
아직도 그것이 자랑스러우신 모양이시더라고. 뭐, 그만큼 명예로운 일인 것이겠지.
오, 선생님! 낚시 대회가 열린다는 건 들었지?
참가자는 저수지의 물고기를 마음껏 낚을 수 있대! 많이 낚으면 잔뜩 먹을 수 있다고오!
선생님도 낚시 대회에 참가했구나? 좋아, 그럼 나와 승부하지 않겠어어?
같은 종류로, 크기를 비교하는 거야! 난 안 질 거라고오!
오오, 벌써 낚았어어? 내 것이랑 크기를 비교해 보게, 좀 보여 줘 봐!
이거라면, 나의 승리네에! 내 물고기가 훨씬 크고 맛있어 보여!
음~ 내가 졌다. 선생님 물고기가 훨씬 크고 맛있어 보여!
벌써 낚시 대회가 끝났다며어? 난 이제부터 낚은 물고기 먹기 대회야아!
가끔은 마음을 비우고 낚싯줄을 늘어뜨리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모처럼이니 어딘가 경치가 좋은 강이나 호수에서 즐길 수 있다면 좋겠지만요……
선생님도 낚시 대회 참가하시나요? 그럼 저와도 겨뤄 주세요!
이 종류로 낚은 물고기의 크기가 큰 쪽이 이기는 걸로 해요.
아, 선생님도 낚으셨나요? 그럼 바로 크기를 재 보도록 하죠.
……아, 제 물고기가 더 크네요! 기뻐라, 선생님에게 이기다니 영광이에요!
어라, 제가 졌네요…… 낚시도 잘하시다니, 역시 대단하시네요, 선생님은.
낚시 대회는 끝난 모양이네요. 아, 그리핀전의 준비를 해야지……!
왜 굳이 그론다즈 평원에…… 쓸데없이 먼 것 아닌가요?
전통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시간은 시간대로 걸리고, 지치고…… 폐라고요.
……라고, 선생님한테 이야기해 봤자 소용없겠지만요.
선생님, 저기…… 그리핀전은, 저도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요……?
그렇겠죠……
별로 수도원 밖을 나가고 싶지 않아서요…… 하지만, 괜찮아요.
자신은 없지만…… 열심히 해 볼게요……
아, 선생님. 모니카라는 아이 말이에요~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긴 시간동안 감금되어 있었을 텐데, 회복도 빠르고 묘하게 밝고……
그렇죠~?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무리하고 있는 걸까~?
뭐, 그렇긴 하지만요~
그 아이, 어째선지 에델가르트에게 찰싹 붙어서 다니는 것도 뭔가~ 이상하단 말이지.
뭐가 낚시 대회라는 거야. 저 녀석들, 그리핀전에서 이길 마음이 있긴 한 건가?
……설마 선생님도 느긋하게 낚시 대회에 참가하거나 한 건 아니지?
뭐어!? 그럴 시간이 있으면 우릴 좀 더 훈련시켜 달라고!
그렇지? 이번에도 선생님의 지휘를 기대하고 있어. 스승님도 보러 와 주실까……?
당연히 그렇겠지. ……어라? 선생님, 지금 눈이 흔들린 것 같았는데? 수상하군……
자네에게 부탁이 있는데……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다만…… 뭐, 좋아.
저번 달에는 흐렌이 정말 끔찍한 일을 겪고 말았지……
그걸 덮기 위해서 흐렌의 소원을 무엇이든지 들어주려고 하는데.
그래서 흐렌에게 물어봤더니 맛있는 생선을 먹고 싶다고 하더군.
그래서 생각했지…… 뜻 있는 자들을 모아 대수도원 낚시 대회를 열기로!
대회는 샤미아에게 일임했다. 자네도 자진해서 참가해 주게.
자네도 낚시 대회에 참가했다고 하던데. 바쁜 와중에 미안하군, 감사하고 있어.
저요, 오라버니께 맛있는 생선이 먹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이런 큰 소동이…… 죄송해요.
어머, 선생님도 참가해 주시는 건가요? 기뻐서 날아가 버릴 것만 같답니다.
제가 먹고 싶은 생선…… 이름을 잊어버렸지 뭐예요.
그러니 물고기를 잡거든 제게 보여 주시겠어요?
어머나, 물고기를 잡아 오셨군요!
……이거예요! 바로 이거요! 제가 먹고 싶었던 게 이 물고기예요!
아아…… 행복하답니다. 바로 요리를 해야겠어요.
으~음, 제가 원하는 물고기를 가지고 계시지 않네요. 아쉬워라.
……자네도 들었겠지만 흐렌군의 피는 평범한 피가 아닌 듯하네.
이런 각별한 연구 대상이 있는데 손댈 수조차 없다니……!
아아…… 세테스군의 엄명만 없더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조사를 할 테지만!
그래야겠지. 그 고지식한 이를 설득할 시간에 다른 연구를 하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걸세.
아니, 쓸데없을 걸세…… 그 고지식한 이가 설득 따위로 생각을 바꿀 리 없지.
이래 봬도 실력엔 자신이 있었는데 당해 버리다니 내 불찰이야.
게다가 상대는 사신기사잖아? 그 정체는 정말로 예리차 선생이었을까?
누구였든 간에…… 이 빚은 갚아 주겠어! 나 화났거든! 진짜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당신도 도와주지 않겠어?
세테스님께 들으셨습니까? 낚시 대회를 연다고 하시더군요.
저번 달엔 삼엄한 분위기였으니 이런 행사도 좋을지 모릅니다.
……저는 축제 분위기가 어색해서 말입니다. 낚시 자체는 좋아합니다만.
확실히 전 낚시는 좋아합니다만, 특기라고 할 정도는 아닌 데다……
낚시는 역시 혼자 조용히 하는 게 제일이지요.
우오오오오오! 반드시 낚아 주겠다!
그런데 왜 한 마리도 안 잡히지!? 이상하군…… 너무도 이상해!
미, 미안하군.
다들 그렇게 말해서 조용히 하고 있었다만…… 전혀 잡히질 않아서 무심코.
그런가, 그랬었군. 눈에서 콩깍지가 벗겨진 것 같아. 물고기한테만.
핫핫핫하! 물고기가 호불호 따위 있을쏘냐!
이것 참…… 세테스도 참 뜬금없는 소리를 하는군.
흐렌을 위해 최고의 물고기를 잡아 오라니. 나? 난 흐렌을 호위 중이야.
뭐야, 선생님도 참가해? 그럼 승부 안 할래?
사실은 아까 물고기를 좀 낚았거든. 같은 종류로 이것보다 큰 걸 잡아 봐.
오, 잡아 왔어? 어디 보자……
아쉽지만 내가 낚은 물고기가 더 큰 것 같네.
꽤 하네, 내 패배야! 이걸 당신한테 줄게.
드디어 끝났군…… 뭐, 즐기기도 했으니 괜찮아.
어서 와, 대수도원 낚시 대회에.
……뭐야, 그 표정은. 세테스한테 못 들었어?
흐렌이 원하는 물고기를 잡는다. 그것뿐이야.
물고기를 잡으면 흐렌에게 보여 줘.
대회는 끝났어.
……당신이 잡은 거지? 흐렌도 만족한 것 같아.
팔미라만큼은 아니지만 포드라도 넓군요……
여행? 생각을 안 해 봤어요……
……선생님은 제가 어떨 것 같으세요?
대수도원에서 연달아 일어나는 사건…… 뒤에서 누군가가 암약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
나도 그 조사에 차출돼서 이번 달은 왕국에…… 이 얘기는 했었지.
너도 조심해라.
그래. 너는 걱정이 없겠지……
으하하. 너무 겁을 줬냐?
나는 안 죽어, 벌써 몇 년 산 줄 아냐?
그리핀전 준비는 어떠냐? 뭐야, 낚시? 한가한 녀석이군.
저번 달에는 꺼림칙한 일이 있어 학생들도 고생을 했습니다만……
어떻습니까. 당신도 이번 달 과제에 앞서 기분 전환을 좀 하셨나요?
믿음직스러운 대답이군요. 당신의 반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예……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저도 불안감을 떨칠 수 없습니다……
두 사람 다 기분 전환을 해야지 안 되겠군요. 후후……
그리핀전에서 당신들이 훌륭한 활약을 보여 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으음…… 이 수도원, 의외로 안전하지 않을지도 모르겠군.
어쨌든 교사 중에 적이 잠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또 있을지도 모르지.
나는 그 토마슈라는 영감이 수상한데…… 어떠냐?
후배를 방해하면 안 되고, 과제에는 참가 안 할 거니까 그건 괜찮아요.
선생님도 잘 부탁해요!
날씨가 좀 선선해지면 그리핀전의 계절이 다가왔구나 실감하게 됩니다.
그론다즈 평원은 제국 영내에 있고, 수도원에서 갈 때는 동맹령을 통과합니다.
제국과 동맹의 경계를 흐르는 포드라에서 제일 큰 대하 아미드……
거기에 걸친 다리 중 하나인 미르딘대교를 건너게 되지요.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오늘도 이상 없습니다!
작년에 사라진 모니카님은 영지로 돌아가신 줄로만 알았는데……
설마 납치를 당했다니…… 놀랐습니다! 무서우셨겠죠.
성격도 상당히 변한 듯합니다. 밝아진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여기서는 얻을 수 없는 물건도 지하에 가면 얻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가르그 마크의 지하를 모르신다고요? 그곳은 지상에 머무르지 못하는 이들의 낙원이죠.
어비스 녀석들…… 매일 문제나 일으키고 말이야.
차라리 가르그 마크의 지하를 통째로 소탕해 버리면 좋을 텐데……
그리핀전 직전에 낚시 대회라니, 처음엔 무슨 생각이신가 했는데……
뭐, 이 시기의 물고기는 맛있는걸! 어쩔 수 없지!
선생님은 이미 먹었어? 이때 안 먹으면 손해야!
그리핀전에서 어떻게 활약하느냐에 따라 대사교님께서 부상을 내리셔.
알겠어? 삼파전이라고 해서 계속 조용히 지켜보고만 있어선 안 돼.
적극적으로 움직여 더 많은 적을 쓰러뜨린다. 그럼 대사교님도 인정해 주실 테지.
후…… 나도 몇 년 전까지 여기 학생이었으니 잘 안다고.
작년에 행방불명되었던 여학생도 흐렌님과 함께 발견됐다고 하네.
……그리고 그 대신에 검술 사범인 예리차님이 모습을 감추었어.
원래 그의 출신에는 뭔가 석연찮은 점이 많아 등용에 반대하는 자들도 많았지.
제국 귀족인 프륨 가문 사람이라고 하던데 원래는 다른 가문의 양자였다고도 하고……
애초에 최근 십수 년은 프륨가 자체에 대해서도 좋은 얘기는 못 들었으니까.
사신기사의 정체…… 나는 예리차씨가 아니라고 생각해.
난 그 사람에게 검을 배운 적이 있어. 아주 잠깐이지만……
소질이 있고 강해질 것 같다면서 칭찬해 준 적도 있다고.
분명 좀 무서운 사람이긴 했지만…… 나쁜 사람이란 생각은 안 들어.
그렇지, 선생님. 여신의 탑에 대한 소문 아세요?
다다음 달…… 성신의 달에 개최되는 무도회 때 그 탑에서 남녀가 함께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은 반드시 성취된대요. 여신님이 이루어 주신다나 봐요.
소문의 출처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멋진 이야기죠~!
그론다즈 그리핀전이 열린다며? 이야, 올해도 벌써 그런 시기가 됐구나.
그립네…… 사관학교에 다닐 땐 나도 반의 일원으로서 참가했는데.
청사자반이었어. 그 시절에는 왕국 귀족의 양자 행세를 했었거든.
당연히 우리 반이 압승했지. 어떻게 이겼는지는 비밀이지만!
레아님은 이번에도 보러 오시지? 선생님도 기합 넣고 열심히 해 봐.
……당신이 누구인지는 알 바 아니지만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전에 돌아가.
아니면 누군가의 지시로 어비스에 온 거야? 그런 거라면 마땅한 대접을 해 드리고.
……잠깐, 당신. 설마 교사야? 최근 대수도원에 왔다는 전직 용병 말이야.
흐응, 당신이 소문의 그…… ……뭐, 그런 거라면 상관없지.
내 이름은 율리스. 앞으로도 여기 올 생각이면 기억해 둬.
오, 지상의 꼬마들은 그 그론다즈 그리핀전에 참가한다지?
나 때는 아깝게 승리를 놓쳤지만…… 올해엔 금사슴반이 이겼으면 좋겠군.
으하하핫, 농담이야, 농담. 너네 반을 응원할게. 한가하니까.
드디어 그론다즈 그리핀전이 열리는군!
나도 참가할 수 있다니까, 피가 끓고 근육이 요동쳐서 혼이 빠져나갈 지경이야.
아아, 좀이 쑤시는구만. "격투왕"의 설욕전, 본때를 보여 주겠어!
흠? 못 보던 얼굴이군. 너, 여기 주민 아니지?
교사? 아, 소문의 신임 교사구나! ……그래도 나보다 분명 어리겠지?
내 이름은 발타자르. 동맹령 출신이지. 잘 부탁한다.
얼마 전 구출됐다는 모니카라는 학생 혹시 옥스 남작의 영애 아닌가요?
면식은 없지만 제 또래의 영애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거든요.
아, 이래 봬도 저는 제국 굴지의 명가 누벨가 태생이랍니다.
……비록 지금은 몰락하였지만 언젠가 영광을 되찾을 거예요!
옥스 남작이라면, 얼마 전 제도에서…… 아뇨, 설마 그 일과는 상관없겠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 모니카도 알고 있을까요……?
어머, 당신…… 누구시죠? 어비스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인데요.
혹시 지상에서 내려오셨나요? 도대체 무엇이 목적이시죠?
……생각났어요. 당신, 레아님께서 손수 발탁하셨다는 신임 교사 맞죠?
지하에도 소문이 파다하게 났답니다. 제 이름은 콘스탄체 폰 누벨!
앞으로 기억해 주시길 바라요? 오~홋홋홋홋홋!
선생님, 흐렌이라는 아이를 구했다며? 대단해! ……그리고 다행이야.
그 아이가 죽기라도 했으면 하피, 한숨이 멈추지 않았을 거야……
그리핀전이라는 거 있잖아. 거기 하피도 꼭 나가야 돼?
귀찮단 말이야, 원정 나가는 거. 지면 한숨이 멈추지 않을지도.
……네 정체가 뭔지 맞혀 볼까?
사관학교에 새로 온 선생님이지? 하피, 알고 있어.
여기에도 조금 소문이 났거든.
흐응…… 이런 얼굴이었구나. 생각보다 평범하게 생겼네.
어머, 선생님. 요즘 어때? 벌이는 잘되어 가?
느긋하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이래 봬도 일하는 중이라서. 미안.
사방이 뒤숭숭해서 행상인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얼른 다들 웃으며 장사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어비스? 선생님, 그런 곳에 흥미가 있어?
가르그 마크의 지하에 펼쳐진 고대 유적…… 그게 어비스야.
멋대로 정착한 사람들도 있지만 짐작대로 저마다 사정이 있는 사람뿐이지.
제대로 된 상인은 접근하지 않는 곳이니까 선생님도 발을 들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이곳은 오늘도 이상 있습니다.
아아, 그 기사요? 다른 임무가 있다고 지상으로 돌아갔어요.
그래도 다시 오지 않을까요? 여기가 마음에 든 게 분명하다니까요.
당신, 지상의 사람이군요. 이런 곳엔 무슨 볼일이십니까?
……아, 혹시 신임 교사이신가요? 그럼 들어가셔도 괜찮습니다.
이곳은 지하 마을 "어비스"입니다. 악랄한 이들이 많으니 조심하세요.
……저희 가족은 모두 살해당했어요. 제가 귀족 눈에 띄었기 때문이죠.
남편도, 아들도, 부모님도…… 저를 지키려다 모두……
문장이 있으면 무엇이든 해도 되나요? 교단도, 아무것도 해 주지 않았어요……
하하핫! 자네도 한잔하게나! 안줏거리라면 얼마든지 있으니까!
듣자 하니 이번 달은 위에서 물고기를 엄청 잡아서 남아돈다더군.
어비스까지 먹을 게 돌아오는 건 좀처럼 없는 일이란 말이지! 하하핫!
……! 당신은 제랄트님의…… 그렇군요…… 어머니를 많이 닮았네요.
당신의 부모님과는 안면이 있습니다. 당신과도 꼭 한번 이야기해 보고 싶었지요.
보잘것없는 수도사입니다. 당신의 부모님과는 안면이 있지요.
그러나……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수도원을 잠시 떠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만.
그녀의 묘지에 바칠 꽃을 대신 준비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당신이 준비한 꽃이라면 그녀도 분명 기뻐할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아아…… 이 꽃은 그녀가 생전에 좋아하던 꽃입니다.
……이제 여한이 없군요.
자, 저는 슬슬 가 보겠습니다 벨레트 선생님, 부디 건강하시길.
그녀의 몫까지 제랄트님을 소중히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