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생각한 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긴 하지만……
그래도 절반 정도는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선생님은 어때? 그려 왔던 삶을 보내고 있어?
그만큼의 힘이 있다는 거지, 당신에게는……
의외네. 그래도 뜻밖에 그럴지도 몰라.
……미안하지만, 에델가르트와 나의 관계는 되도록 입 밖에 내지 말아 주면 좋겠어.
아니…… 이래저래 복잡한 이야기니까.
선생님. 얼굴이 파랗게 질렸는데…… 무슨 일이야?
상태가 안 좋다면 너무 무리하지 마. 방으로 돌아가서 쉬도록 해.
이 서고를 아무리 뒤져 보아도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더군.
교단에게 있어 입맛에 맞는 내용의 서적밖에 두고 있지 않은 것 같거든.
토마슈씨라도 있다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하고 싶지만……
르미르 마을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기사단이 파견되었다면서?
심각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우리가 만난 추억의 장소니까.
오호, 선생님. 무슨 볼일이신가요?
지금은 모니카님께 당부를 하려던 참입니다. 주군을 그다지 방해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방해가 아닌데…… 아, 그게, 선생님한텐 폐 끼쳐서 죄송해요.
뭐, 신경 쓰지 마, 마세요.
모니카님은 신경 쓰기를 바라시는 모양이군요. 이것 참……
르미르 마을…… 분명 에델가르트가 선생님과 만났던 장소였지.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선생님 일행이 마을에 없었더라면 대참사가 났을 거야……
또는 마을에 용병단이 머물러 있었다면 3명 중 누군가가 알았을지도 모르지.
뭐…… 이미 진위는 어둠 속이야.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상상뿐이지.
슬슬 저도 틀어박혀 있고 싶어지는데요……
가능하면 서고랑 식당을 왕복하는 생활을…… 밖으로 나가는 이상 틀어박히는 게 아니지만요.
하아…… 당신이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전 위험했을 거예요.
베르나데타는 과제 때 말고는 외출도 않고 방에서 뭘 하는 걸까요?
선생님, 좋은 걸 가지고 계시네요. 딱히 사용할 예정도 없으시죠?
제 것과 교환해요. 괜찮을까요?
좋은 거래를 했네요. ……말해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
아쉽지만 마음이 또 바뀌시면 말씀해 주세요.
있지, 선생님. 그리핀전 때, 우리 아버지가 인사하러 왔던 거 알아?
뭐, 금방 돌아갔지만. 근데 에델가르트랑 뭔가 얘기하더라고.
뭐였을까…… 신경 쓰여.
전에 말했었잖아? 우리 아버지, 제국에서 잘 나가는 몸이라고.
제국이 자랑하는 군무경이야.
뭐, 그럴지도. 우리 아버지는 군무경이니까.
근데 난 에델가르트랑 아버지는 사이가 나쁜 줄 알았어.
네…… 무슨 일이세요오…… 감기에 걸려서……
감사합니다아…… 콜록콜록.
어, 어떻게 아신 거예요오오! 지금 연기는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에에!
몸에 걸린 감기는 아니지만, 마음의 감기예요! 그러니까 잘래요!
………………
그리핀전, 이겨서 다행이네요. 부상으로 뭔가 받으셨어요?
후후, 난 선생님한테 특별한 부상이 받고 싶은데. 안 돼요?
정말…… 시시하다니까. 그래도 그렇게 의연한 선생님도 좋아요.
그렇게 말할 것 같았어요. 좀 더 어리광 좀 받아 줘요, 선생님.
이곳, 이상한, 장소입니다. 저, 압니다, 세계, 다릅니다.
포드라…… 여신, 과거, 존재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하다, 입니다.
……가끔, 브리기트, 그리움, 있습니다.
……이번 달에 들어서, 전하가 밤늦게 외출을 하고 계신 듯한데.
……그분은 나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선생님, 뭔가 짚이는 점은 없나.
의붓외숙부가 성곽 도시에……? ……만나러 가시는 것인가.
……그런가. 이상한 걸 물어봐서 미안하군.
……요즘에는 두통이 심하다고 하셨다. 밤에는 일찍 쉬시면 좋으련만.
……마을의 이변 조사인가. 뭐가 있을지 몰라. 조심하도록 해.
선생님. 낚시 대회 생선도 그렇고, 그리핀전 뒤에 먹은 식사도 그렇고……
이 수도원에서 입에 대는 음식은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정말 맛있네요.
핫…… 너는 정말로 먹을 것만 생각하는군.
따, 딱히 그렇지는 않아! ……나도 여러 가지로 생각한다고.
흥, 내일 식사 식단 같은 것 말인가?
르미르 마을 사람들, 걱정이네요. 증상도 어딘가 좀 꺼림칙하고……
저기, 이건 그냥 제 직감인데요, 단순한 역병은 도저히 아닌 것 같아요……
역시 그런가요? 그럼, 대체 이 이변은 뭘까요……?
유, 유령……!? 노노노, 놀리지 말아 주세요!
하…… 하지만 혹시 정말 유령의 짓이라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거죠……!
르미르 마을, 괜찮으려나요. 신종 역병이 아니면 좋겠습니다만.
아아…… 역병 하니 말인데, 20년 전쯤에 우리 나라에서도 퍼진 적이 있나 봐요.
왕도에선 왕비님이 죽는 일도 있었고, 온 나라가 큰 혼란에 빠졌다고 하더군요.
……그런 나라를 구한 게, 바로 다름아닌 아름다운 "성녀" 코넬리아님이죠.
역병이 퍼지는 것을 막은 공적으로 왕가 직속 마도사가 되었는데……
그 사람, 아마 꽤 나이가 있을 거예요. 엄청 미인이긴 하지만요.
어머~ 무슨 일이야, 선생님? 얼굴색이 아주 나쁜데……
이 시기에는 감기 걸리기 쉽다구~! 조심하도록 해.
어머머? 선생님, 좋은 걸 가지고 있네~
저기, 혹시 괜찮다면 내 거랑 교환하지 않을래~?
어머~ 고마워! 기쁘다, 소중히 여길게~
그래? 아쉽다…… 혹시 마음이 바뀌면 다시 말해 줘~
그러고 보니, 서고지기 토마슈씨, 요즘 들어 계속 자리를 비우고 있네요.
저, 빌린 책 때문에 물어볼 게 있었는데……
정말, 어디로 가 버린 걸까요. 얼른 돌아와 주면 좋겠네요.
……무슨 일이지? 선생님.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는군.
몸이 안 좋은가? 그렇다면 무리하지 말고 쉬는 것이 좋아.
내게 모르는 것은 없어. 당연한 일이야. ……아니, 그런 것보다 좀 쉬는 게 어때?
의외라니 무례하군. 어딘가 아픈 거라면 나돌아 다니지 말고 쉬도록 해.
선생님, 고민 좀 들어 주지 않을래? 나…… 잘 모르겠어.
그 녀석을, 그렇게나 좋아했는데…… 지금은 보는 것도 싫어져……
고민해 봐도 답이 안 나온다고. 나, 정말로 생선이 싫어진 걸까……?
그렇겠지? 당분간 고기만 먹고 있다 보면 언젠가 또 생선이 먹고 싶어지게 되겠지?
아, 선생님. 그리핀전, 즐거웠어요!
이그나츠, 언제까지 그리핀전 얘기만 할 거야~?
뭐 어때요? 전투가 끝나고 반장들끼리 서로 건투를 빌었잖아요?
그런 거,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이겨도 져도 시원시원해서!
뭐~ 그 세 명이 계속 사이좋게 지내 준다면 포드라도 분명 평화롭겠지~
르미르 마을에 대해서, 기사단 사람에게 들었어요.
걱정되네요. 만약 역병이라면, 가르그 마크도 안심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런가요? 그건 그것대로 원인이 엄청 신경 쓰이는데요……
선생님의 말에는 신기하게도 설득력이 있네요. 설령 근거가 없는 말이라 하더라도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
…………… 그럼, 실례할게요……
아, 저기……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그것……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 것과 교환해 주실 수 없을까요……?
감사합니다……! 저기…… 소중히 할 테니까요……
그렇겠죠…… 그래도, 혹시 마음이 바뀌시면……
……아, 선생님. 스승님께 들었어. 르미르 마을에 큰일이 났다며?
마을 사건도 마음에 걸린다만…… 너, 현기증은 괜찮냐?
뭐야, 상태라도 안 좋아? 건강하게만 보이는데.
정말로 괜찮은 거냐? 무리하다 쓰러지지 말고.
뭐야, 상태라도 안 좋아? 그럼 쉬면 될 텐데.
그러게 말이다. 마을에 갈 생각이라면 우선 몸 상태를 가다듬도록 해.
무슨 일이지? 이건 내 소소한 일과다.
4성인은 모두 세이로스교에 중요한 인물이란 사실을 자네도 슬슬 익혔을 거라 생각한다만……
나는 특히 성 세스린에 애착이 있거든.
이렇게 선생님 반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저는 무척 행복하답니다.
대체 얼마만일까요? 많은 분들과 어울리며 사는 게……
우후후…… 좀 더 어린아이였을 때가 떠오르네요.
한~참 예전이요. 한참, 한~참 예전이랍니다.
어머…… 저, 이렇게 보여도 꽤 나이를 먹었는걸요.
으음…… 저번 달은 평화롭게 지나가나 싶더니 또 수상쩍은 얘기가 나오는군.
문장과 관계된 이변이라면…… 금방이라도 내가 달려가 밝혀내겠다만.
그, 그 손에 들고 있는 걸 보여 주게. 이건 내가 원했던……!
으음, 지금은 이런 것밖에 줄 수 없다만 나와 교환해 주게나. 부탁하지.
은혜를 입었네……!
그런가…… 무척 아쉽군. 마음이 바뀌면 가르쳐 주게.
의학과 마도의 치료는 비슷한 듯하면서 전혀 다르거든……
병을 예방하거나 약으로 증상을 억제하는 게 의학이라면……
상처를 빨리 낫게 하거나 몸이 가진 생명력을 끌어올리는 게 마도의 회복이지.
잠~깐 기다려 주겠어? 당신이 가지고 있는 거, 혹시……
부탁이야, 나한테 줄래? 으음…… 대신 이걸 가져가.
고마워! 사랑해, 선생님. 정말 갖고 싶었어. 후후후……
어? 교환 안 해 주는 거야? 마음 바뀌면 말해 줘.
……아니, 선생님. 르미르 마을 사건을 담당하십니까?
기묘한 행동을 하는 마을 사람들이 지금도 점점 늘고 있는 모양입니다.
기사단 사람들을 교대로 파견해서 상시 경계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만……
근본적인 원인이 불명확한 탓에 저희도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건,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만약 어떤 병이라 하더라도, 왜 마을 사람들만 발병하고 기사에게는 감염되지 않는지……
만약 그렇다면 경계를 강화해야만 하겠습니다. 선생님도 마을에 가신다면 방심하지 마시지요.
주께서 그런 일을 하실 리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우오오오오오! 반드시 낚아 주겠다!
……저번 달에는 한 마리도 낚지 못했거든. 이번 달에야말로……! 이번 달만큼은……!
그…… 그대도 제랄트님과 아주 똑같은 소리를 하는군……!
하지만 난 과거에 단장님께 배운 대로 낚싯줄을 늘어뜨렸을 뿐인데 말이지……
음…… 그러고 보니 그대는 이번 달엔 단장님과 함께 르미르 마을을 조사하러 간다지?
으음, 그대와 재회한 날이 마치 먼 옛날 얘기처럼 느껴지는데.
내가 일하기 시작한 지 4년…… 5년인가? 올해가 가장 바쁘네.
4년이다. 내가 온 게 5년 전이야.
1년 정도는 오차잖아? 일부러 고쳐 말하지 마, 샤미아.
너는 적의 수도 4명이든 5명이든 똑같다고 하니까 말이지……
잽싸게 해치워 버리면 똑같잖아. ……아, 미안, 당신을 방치했네.
뭐, 바쁜 건 틀림없지. 손이 몇 개라도 부족해.
그렇지, 당신 그거 없어? 있으면 갖고 싶은데.
분명 필요하지. 당신, 이 녀석보다 나한테 줘. 부탁해.
이봐, 내가 먼저 말했잖아? 아무리 파트너라도 그건 너무한데.
오, 선생님, 가지고 온 거야? 그럼 나한테 줘. 답례는 할 테니까.
술값도 외상으로 내는 네가 답례를 해 봤자……
그보다 나한테 주지 않겠어? 답례도 하지.
이봐, 말을 꺼낸 건 내가 먼저야. 이렇게 되면 선생님이 결정해 줘야겠어.
쳇…… 선생님은 나보다 널 좋아하는군.
기쁘다, 자, 이건 답례야. 샤미아, 너한테도 나중에 빌려줄게.
왜 내가 아닌 거야? 하아…… 실망이야.
고마워, 이건 답례야. 카트린…… 나중에 빌려줄 테니까 불평하지 마.
기사단 사람들은 가르그 마크에서 나가 다양한 임무를 맡고 있죠?
언젠가는 저도 그런 일을……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레아님 곁에 있을 수 있으면 그걸로 좋을지도요.
선생님, 이걸 주웠는데요…… 아, 마침 잘됐네요.
당신이 가진 그거랑 교환하지 않으시겠어요?
선생님, 감사해요. 소중히 여길게요.
그렇구나. 만약 마음이 바뀌면 말씀해 주세요.
벨레트, 용병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나요?
그렇겠지요. 제랄트와 둘이서 대륙 각지를 돌면서……
정말인가요? 당신도 교사가 익숙해지기 시작했군요.
이번 달 과제도 가르그 마크 밖…… 르미르 마을에서 활동하게 됩니다.
당신이 알로이스와 처음 만난 것도 르미르 마을에서였죠.
그 뒤로 벌써 반 년이 넘게 지났네요. 시간은 정말 빨리도 흐르는군요……
아무래도 요즘 상태가 좋지 않군. 졸리다고 해야 할지 뭐랄까……
의식을 붙잡고 있을 수가 없다. 너도 똑같으냐?
그렇군…… 옛날에 경험했던 것 같은데…… 모르겠어…… 모르겠군.
뭐냐, 고집을 부리고. 너에 관해서라면 뭐든지 안다고!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오늘도 이상 없습니다!
다만 서고지기인 토마슈씨가 대수도원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으시는군요.
전에도 한동안 안 계신 적이 있었던 것 같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대체 무얼 하시는 걸까요?
여기서는 얻을 수 없는 물건도 지하에 가면 얻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가르그 마크의 지하를 모르신다고요? 그곳은 지상에 머무르지 못하는 이들의 낙원이죠.
어비스 녀석들…… 매일 문제나 일으키고 말이야.
차라리 가르그 마크의 지하를 통째로 소탕해 버리면 좋을 텐데……
적랑의 달에는 야생 몬스터가 월동 준비 때문에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르미르 마을로 가시는 거지요? 부디 가시는 길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당신들께 주의 가호가 있으시기를.
이변이 있다는 보고를 받아서 우리 부대는 제일 먼저 르미르 마을로 파견되었어.
전문 학자나 마도사도 동행하긴 했지만 솔직히…… 살아 있다는 기분이 안 들었어.
질병일 가능성도 있다고는 하는데 뭣보다 마을 분위기도 이상했으니까……
저…… 이번 임무에서 처음으로 제랄트님과 함께하게 됐어요!
과거에 "파멸의 검"이라 칭송받던 그분의 무용을 이 눈으로 볼 수 있다니……
아아! 벌써부터 긴장돼요!
음…… 자네, 몸이 안 좋은 것 같네. 최근에 쌀쌀해졌는데 감기라도 걸린 건가?
악화되기 전에 의사를 찾아가도록 해. 아아…… 아니, 의무실이라도 상관없지만……
며칠 전에 의무실에 갔을 때는 진찰은커녕 마누엘라씨가 숙취로 자고 있었거든……
르미르 마을은 제국 영토 중에서도 대수도원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마을인데……
……이건 너도 이미 알겠지.
알로이스님이 너와 만난 건 분명 르미르 마을이었다고 들었거든.
르미르 마을의 소동, 듣자 하니 단순한 역병은 아닌 것 같던데.
얽히지 않는 게 좋지 않겠어? 한 번 얽히면 발을 뺄 수 없을걸.
……난 당신이 걱정이야.
그 녀석들도 걱정이지만 난 당신도 걱정이라고.
당신, 평소보다 안색이 나빠. ……모쪼록 무리는 하지 말라고.
……당신이 누구인지는 알 바 아니지만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전에 돌아가.
아니면 누군가의 지시로 어비스에 온 거야? 그런 거라면 마땅한 대접을 해 드리고.
……잠깐, 당신. 설마 교사야? 최근 대수도원에 왔다는 전직 용병 말이야.
흐응, 당신이 소문의 그…… ……뭐, 그런 거라면 상관없지.
내 이름은 율리스. 앞으로도 여기 올 생각이면 기억해 둬.
그리핀전에서 이겼다며? 승전 연회까지 즐겼다던데?
싸우고 마시고 좋은 인생이구만. 나도 몰래 끼어들 걸 그랬어.
사실 너희의 활약에 조금 안심했거든. 왜냐고? 내 입으로 말하게 하지 마.
그리핀전에서 이긴 건 좋은데 승전 연회는 아쉬운 감이 있었지.
뭐, 꼬마들이 여는 거니까 별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만……
역시 그게 있어야…… 아니, 뭐 즐겁긴 했지만 말이야.
흠? 못 보던 얼굴이군. 너, 여기 주민 아니지?
교사? 아, 소문의 신임 교사구나! ……그래도 나보다 분명 어리겠지?
내 이름은 발타자르. 동맹령 출신이지. 잘 부탁한다.
르미르 마을의 소식은 들었어요. 큰일이 일어난 모양이더군요.
서민의 생활이 위협받고 있다면 한시라도 빨리 해결해야만 해요.
어머, 당신도 제 동지였군요!? 평민으로 두기엔 아까운 인재예요!
저, 지금은 평민의 신분이지만 본디 누벨가의 혈통인걸요! 당연해요!
자! 이런 곳에서 노닥거리지 말고 출발 준비를 하시는 게 어떤가요?
어머, 당신…… 누구시죠? 어비스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인데요.
혹시 지상에서 내려오셨나요? 도대체 무엇이 목적이시죠?
……생각났어요. 당신, 레아님께서 손수 발탁하셨다는 신임 교사 맞죠?
지하에도 소문이 파다하게 났답니다. 제 이름은 콘스탄체 폰 누벨!
앞으로 기억해 주시길 바라요? 오~홋홋홋홋홋!
……뭐해? 선생님. 어슬렁대지 말고 돌아가지?
그래, 그러는 게 좋겠어. 너 지금 안색 엄청 나쁘다고.
딱히 널 보기 싫은 건 아니야. 너 지금 안색 엄청 나쁘다고.
얼른 자는 게 어때? 수면은 중요하니까.
……네 정체가 뭔지 맞혀 볼까?
사관학교에 새로 온 선생님이지? 하피, 알고 있어.
여기에도 조금 소문이 났거든.
흐응…… 이런 얼굴이었구나. 생각보다 평범하게 생겼네.
어머, 선생님. 요즘 어때? 벌이는 잘되어 가?
느긋하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이래 봬도 일하는 중이라서. 미안.
사방이 뒤숭숭해서 행상인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얼른 다들 웃으며 장사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어비스? 선생님, 그런 곳에 흥미가 있어?
가르그 마크의 지하에 펼쳐진 고대 유적…… 그게 어비스야.
멋대로 정착한 사람들도 있지만 짐작대로 저마다 사정이 있는 사람뿐이지.
제대로 된 상인은 접근하지 않는 곳이니까 선생님도 발을 들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이곳은 오늘도 이상 있습니다.
여기서 같이 보초를 서던 기사는 이젠 안 오려나요. 좀 쓸쓸하네요……
당신, 지상의 사람이군요. 이런 곳엔 무슨 볼일이십니까?
……아, 혹시 신임 교사이신가요? 그럼 들어가셔도 괜찮습니다.
이곳은 지하 마을 "어비스"입니다. 악랄한 이들이 많으니 조심하세요.
난 마법을 연구하고 있는데 당신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그 몸에 재밌는 걸 숨기고 있지? 자, 이쪽으로 와 봐……
머리카락 몇 가닥만 주면 안 될까? 괜찮지?
저기 있잖아, 혹시 사람 죽여 본 적 있어?
있구나…… 나쁜 녀석이었어?
없구나…… 정말로?
굉장하다! 무서운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엑…… 거짓말이지!?
위에선 못 보는 귀중품 좀 구경할래?
그래? 뭐, 보아하니 돈도 별로 없어 보이네.
음, 돈은 있어? 못해도 9 자릿수는…… 아니, 없겠군.
기회가 되면 또 만나자고.
……! 당신은 제랄트님의…… 그렇군요…… 어머니를 많이 닮았네요.
당신의 부모님과는 안면이 있습니다. 당신과도 꼭 한번 이야기해 보고 싶었지요.
보잘것없는 수도사입니다. 당신의 부모님과는 안면이 있지요.
그러나……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수도원을 잠시 떠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만.
그녀의 묘지에 바칠 꽃을 대신 준비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당신이 준비한 꽃이라면 그녀도 분명 기뻐할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아아…… 이 꽃은 그녀가 생전에 좋아하던 꽃입니다.
……이제 여한이 없군요.
자, 저는 슬슬 가 보겠습니다 벨레트 선생님, 부디 건강하시길.
그녀의 몫까지 제랄트님을 소중히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