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설마했는데…… 당신, 에델가르트 전하 본인인가요!?
그래, 맞아. 넌 누벨가의 콘스탄체지?
행방불명되었다고 들었는데 이런 곳에 살고 있었다니……
전하야말로 이런 곳엔 무슨 볼일로 오셨나요?
설마, 정말 그냥 호기심으로?
이봐, 호기심이 아니라 수상한 사람을 뒤쫓다가……
아, 선생님도 마을을 돌아보고 있었구나. ……이 마을, 좋은 곳 같지 않아?
지상에선 이유 없이 박해받는 사람들이 이 마을에선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어.
물론 지상 사람들의 관념을 바꾸는 게 우리의 사명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냥…… 순수하게 좋은 곳 같아.
가르그 마크 대수도원 지하에 이런 곳이 있었을 줄이야!
게다가 제4의 반이 존재했다니 이건 아무리 나라도 상상치 못했다고.
당연히 레아씨는 알고 있었겠지. 정말이지 비밀이 얼마나 많은 거야?
아, 선생님. 여기 서고 보셨어요?
대수도원의 서고랑은 전혀 달라요. 이건 이거대로 굉장한 조합이에요.
위서와 금서, 수상쩍은 학문에 사교, 전승, 주술책까지…… 오늘 잠은 다 잤네요.
어비스 사람들이 필요 없는 걸 모아 놓은 모양이에요……
들여다보니 아직 쓸 수 있는 무기도 여럿 버려져 있더라구요……
얼마든지 가져가도 상관없다니까 가끔 들여다보는 것도 괜찮겠어요.
소개할게요~ 선생님. 홀스트 오빠의 친구인 발 오빠예요~!
발타자르다. 동맹령에서는 조~금 유명한……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그래, 그거랑 비슷해. 일명 "레스터 격투왕"이라고도 하지!
정답. 싸우고 빚을 떼먹고 해서 지금은 현상금 사냥꾼에게 쫓기고 있대요~
이래 봬도 옛날엔 귀족 나부랭이였다만 뭐,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 아니겠냐!
발 오빠를 생각하면, 어차피 이것도 자기가 뿌린 대로 거두는 중일 걸요~?
성기사도 아닌데 영웅의 유산을 휘두른다는 수수께끼의 교사…… 당신의 소문은 들었어.
그런데 설마 부랑배의 뒤를 쫓아 이런 지하 깊숙한 곳에 흘러들 줄이야.
"잿빛늑대반" 교실이야…… 그렇다고 우리가 사관학교의 학생인 건 아니지만.
아, 엄밀히 말해서 이 "잿빛늑대반"은 사관학교에 소속된 학급은 아니야.
사정이 있어서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된 「전」 사관학교생들을 수용하는 곳이지.
낙오자들뿐인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익숙해지면 여기도 꽤 편안하다고.
너무 돌아다니지 않는 편이 좋을걸.
여기엔 캐고 드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혼나도 난 몰라.
……내 이름 말 안 했나? 하피는 하피라고 해.
오늘도 이상 없…… 있습니다. 뭐, 여러분이 그 당사자인 것 같네요.
잿빛늑대반 분들은 사건이 없으면 지루하다 어떻다 투덜거리시지만……
지루한 것만큼 사치스러운 것도 없어요. 파란만장한 인생은 이제 사절이거든요.
이봐, 형씨도 마시고 갈래? 맛없는 술밖에 없지만 말이야.
고급술은 이런 어두컴컴한 지하 술집까지 안 들어오거든.
가끔은 지상의 귀족님들이 마시는 맛있는 술을 마셔 보고 싶구만.
어머, 미남이네. 율리스만큼은 아니지만.
어머, 미인이네. 율리스만큼은 아니지만.
그 예쁜 얼굴에 속으면 안 된다? 아주 무시무시한 악당이거든.
뭐, 우리 어비스 인간들이 보기엔 믿음직스럽고 착한 아이지만 말이야.
어쩐지 소란스러운데 무슨 일 있었어? ……뭐야, 당신 누구야?
못 보던 얼굴인데, 처음 왔어? 여긴 나쁜 녀석들이 많으니까 조심해.
어비스에는 태양 아래서 걸을 수 없는 뒤가 구린 사정을 가진 녀석들뿐이니까.
난 아무것도 안 살 걸세. 이상한 걸 팔고 싶으면 딴 데 가서 알아봐.
……응? 당신 상인 아니었나? 미안하네, 내가 착각을 했구먼.
친절한 얼굴로 말을 거는 지상 사람은 으레 악덕 상인이기 마련이거든.
나, 신, 기도하다. 이곳밖에, 장소, 없어.
포드라의, 여신, 나의 신, 다르다. 이 조각상도, 나의 신, 아니야.
그래도, 나, 여기에서, 기도한다. 어비스, 나가면, 기도, 할 수 없어.
저기, 지상에서 왔지? 그럼 분명 나쁜 사람이겠네?
엄마가 지상에는 나쁜 사람밖에 없다고 했는걸.
율리스한테, 나도 율리스처럼 되고 싶다고 했더니 혼났어.
발타자르한테는, 발타자르처럼 되고 싶지 않다고 했더니 혼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