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테아 & 실뱅 A / houses.fedatamine.com

실뱅 enters the scene

하아…… 또 차였네. 요즘은 운이 없어.

도로테아 enters the scene

어머, 실뱅. 그 표정을 보니 또 차였군요?

하하하. 그런 건 생각했어도 말하지 않는 게 암묵적인 규칙 아냐?

미안해요. 당신은 차여도 별로 신경 안 쓰는 줄 알았거든요.

후후, 당신이 여자 문제로 울적할 때가 다 있네요.

그건 매번 울적해진다고! 뭐, 차는 쪽이 더 많았던 것 같지만.

이렇게 보여도 어릴 적부터 같이 놀 여자가 없어서 곤란하진 않았거든.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어떤 점을 보고 좋아한다고 말했던 걸까?

내 모든 걸 다 알고 있지도 않았을 테고. ……알 수가 없다니까.

어머, 갑자기 무슨 소리예요? 모든 걸 알다니, 당연히 무리잖아요?

그야 그렇지만…… 아, 전에 물어봤었지. 내가 그냥 평민이라도 식사에 초대하겠냐고.

네, 그랬었죠.

그때는 시험하듯이 물어봐서 미안했어. ……무심코 의심하게 되거든, 옛날부터.

나는 귀족 집안에다 문장을 가진 남자잖아? 정말 혼담도 여자도 끊이질 않아, 줄줄이.

결국 원하는 건 내가 아니라 내 피야. 집밖이든 안이든 다들 그래.

……가끔씩 생각해. 나한테 문장이 없었으면 아무도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거라고.

그러네요. 뭐, 사실 아니겠어요?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흐음. 궁금하네. 그건 어떤 건데?

가희로서 박수 갈채를 받은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건……

귀족들이 보낸 산더미 같은 선물과 구혼 요구였어요.

하지만 그건 내 정체를 몰라서 그런 거죠. 다들 무대 위의 가희로밖에 보질 않아요.

내 외모와 노래, 명성에만 몰려들어서…… 아무도 진정한 나를 보려고도 하지 않았어요.

하하……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야기인걸.

그래요…… 입장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비슷할지도 모르죠.

……그러게.

있지, 도로테아. 지금이라면 난 이렇게 말할 수 있어.

만약 네가 다 쉰 목소리의 할머니라도 구애에 성공해서 반드시 너를 손에 넣겠어……

뭐, 지금의 너를 유혹해서 할머니가 될 때까지 함께 있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야 그렇죠. 나도 마찬가지인걸.

지금 당신의 유혹에 넘어가서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함께 있는 게 좋아요.

하하, 황송한 소리로군. 그럼 우선 어디서 식사라도 할까!

기쁘게 함께하겠어요, 실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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