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다행이야…… ……드디어 극복했구나.
당신의 그 눈을 보니 안심했어. 나도 다시 정신 차려야지.
……말했을 테지만, 기사단이 도망친 적의 흔적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어.
무언가 알게 되는 대로 당신에게 가르쳐 줄게.
제랄트님 일은 안타까워.
힘이 될 만한 일이 있으면 말해 줘. 그게 복수라도…… 힘을 빌려줄게.
그들 마음대로 하게 놔둘 수는 없잖아?
……어서 와, 선생님. 나도 그렇고 모두들…… 너를 기다렸어.
너의 적은 나의 적이기도 해. 너의 힘이 될 수 있다면…… 뭐든 할게.
다른 누구도 아닌, 너의…… 너의 힘이 되고 싶어, 나는.
네가 바라는 대로 창을 휘두르고, 네가 바라는 대로…… 누구든 죽이겠어.
제랄트님 일은 정말로…… ……미안, 가장 분한 것은 선생님이겠지.
기사단이 놈들의 거처를 찾고 있나 봐. 뭔가 있으면 곧장 보고가 들어올 거야.
네가 복수를 바란다면…… 나도 도울게.
이런, 선생님 아냐? 초췌했던 얼굴도 많이 좋아진 모양이네.
……일기는 지금 읽고 있어. 그 아이라는 건, 당신 이야기지?
대체 무슨 내용이 쓰여 있는 것인지, 나로서는 아직 반도 이해를 못했지만……
제랄트씨는 당신을 소중히 생각했어. 그것만은 확실하다고 생각해.
나는 아직 부모님이 살아 계시니 선생님의 기분을 온전히 이해해 줄 수는 없지만……
선생님이 멈춰 서 있는 동안에도 사태는 움직여. 그것만은 기억해 두는 편이 좋을 거야.
저는 사람을 위로할 만큼 요령 좋은 처신은 못 합니다.
그보다 합리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게 어떨는지요.
제랄트님을 잃고 기사단은 적을 수색하느라 가르그 마크 밖에 흩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 수도원의 전력은 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이게 적의 목적이라면…… 저희만이라도 착실하게 준비를 해야겠군요.
선생님, 들어 주세요. 페르디난트, 억지, 말합니다.
억지는 아니잖아.
단순히 네가 브리기트에 돌아갈 선택지가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을 뿐이야.
너는 제국의…… 국빈 대우를 받고 있어. 만일의 사태라도 생기면 외교상 문제가 되지.
이렇게 가까운 데서 사망자가 나온 이상, 무슨 일이 있을지……
저, 선생님 제자, 입니다. 선생님, 어떻게, 생각합니까?
저, 목적, 다할 때까지, 돌아가지 않습니다. 페르디난트, 조언, 필요 없습니다.
아니, 나도 억지로 강요할 생각은 없어. 오해하게 했다면 사과할게.
저희를 죽이려고 하는 자들의 존재가 명확해졌으니까요……
쓸 만한 게 없나 싶어서 보물고를 뒤져 봤어요. 물론 허가는 받았죠.
근데…… 유용한 건 역시 기사단이 사용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문장 관련으로 흥미로운 건 있었지만 뭐, 지금은 됐다 싶고요……
난 너무나도 힘이 부족해. 그걸 깨달았어.
그게, 내가 전혀 상대도 되지 않았던 제랄트씨가……
내 미래가 어떻게 굴러갈지는 모르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스로 개척하겠어. 그걸 위해서 좀 더 강해질 거야!
선생님…… 저기, 제랄트씨에게 꽃을 드릴까 해서요.
저, 이 정도밖에 못하니까요. 마구 도망치기만 하고……
강의도, 과제도, 제대로 나가서 하고 있잖아요!
어쨌든 그…… 꽃, 드리고 올게요.
저도 가끔은 산책도 한다고요!
죽음을 애도하는 말은 무대 위에서라면 수도 없이 노래해 왔지만요……
막상 그런 일이 일어나면, 정말 이런 말로 괜찮을까? 하고 망설이게 돼요……
그래도…… 제 생각을 말로 솔직하게 전하자면……
선생님이 자식이어서, 제랄트씨는 무척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랄트님 일은 유감이다.
……미안.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군.
꽃을 가져가도록 해. ……묘 앞에 바쳐 줘.
역시 선생님은 어두운 표정이 안 어울려요. 일단 기운을 되찾은 것 같아 안심입니다.
……근데 이번 달은 이상하게 조용하네. 기사단이 다 나가 있어서 그런가요.
기사단은 총력을 다해 적의 행방을 쫓고 있다던데.
총력이라…… 조금 과하지 않나? 수도원 수비를 소홀히 해도 되는 거야?
……이 상황을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동감이다. 적을 내버려 둘 수는 없지만, 교단이 침착함을 잃은 듯이 보이기도 해.
그럴까요…… 뭐, 기사단 사람들이 일찍 돌아와 주면 좋겠네요.
토마슈씨뿐만이 아니라 모니카마저 적의 일당이었군요.
……저,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이제 잘 모르겠어요.
그들은 정체가 무엇일지…… 무얼 위해 이런 짓을 하는 걸까요.
선생님, 기운을 찾아서 다행이야~ 정말 걱정했어~
맞아, 선생님, 배고프지 않으세요? 메체랑 둘이서 과자를 구웠어요.
그…… 단것을 먹으면 선생님도 조금은 기운이 나지 않을까 해서.
후훗, 이번 과자는 최고 걸작이야. 분명 기운이 날 게 틀림없어~
아이참, 선생님도. 자, 그럼 과자를 드시고 더욱더 기운을 내세요!
죄송해요. 그…… 이럴 때는 뭐라 해야 좋을지……
……너무 무리는 하지 마세요. 슬플 때는 슬픈 채로 있는 것도 좋아요.
소중한 사람을 잃는 슬픔은…… ……저도 잘 압니다.
선생님……
제랄트씨의 이름을 모르는 자는 없다. 아까운 사람을 잃었어. 정말로.
적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용서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만은 틀림없어.
녀석들을 주살하기 위해 내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말해 줘.
……선생님, 힘들 때는 억지로라도 움직이고, 먹고, 자야 해.
나도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렇게 극복해 냈어.
밥이든 훈련이든, 나라도 괜찮으면 얼마든지 같이 해 줄 테니까!
저…… 무서워요, 선생님. 대체 이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그렇게나 강했던 제랄트씨마저 이렇게 되어 버리다니……
선생님은 굉장하네요…… 저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할게요……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선생님은 갑자기 없어지거나 하지 않으실 거죠?
선생님이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감정적이기보다는 냉정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적은 정체 모를 기술을 가지고 있어요. 얕봤다가는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요.
쓰러뜨려야 할 존재인 것은 맞지만, 되도록이면 신중하게 움직여 주세요.
네, 그렇게 해 주세요. ……선생님마저 잃고 싶지 않으니까요.
저…… 제랄트씨를 위해서, 기도할게요……
그 정도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선생님! 좀 들어 보세요~ 마리안한테 너무한 소문이 돌고 있더라고요.
예의 악당들의 동료가 아니냐라잖아요. 그런 말 하는 녀석은 제가……
괘, 괜찮아요, 힐다씨. 저는, 괜찮으니까……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확실히, 그쪽이 가장 빠를지도~? 힘내자, 마리안.
선생님은 괜찮아 보여서 안심했어요~ 걱정되는 건 오히려 레오니려나.
제랄트씨를 엄청 좋아했잖아요? 극복해 낼 수 있다면 좋겠는데……
어째서 이렇게 되어 버린 거야…… 스승님…… 모처럼 만났는데……
미안, 당신이 더 힘들 텐데. 하지만 나도…… 믿기지 않아서……
토마슈 다음은 모니카라…… 하지만 이걸로 한 가지 추측은 할 수 있다.
토마슈도 모니카도 한때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자들이야.
모니카는 실종 전에 비해서 사람이 바뀐 듯하다는 보고도 있었지.
어쩌면 본인은 이미 살해당했고 적이 모습을 바꿨던 게 아닐까……
그리 생각하면 토마슈가 자신을 솔론이라 칭하고 생김새까지 바꾼 것도 설명이 돼.
어떻게 해서 그런 짓을 할 수 있었는지 그 방법까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야……
선생님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시다니……
제가 살아난 게 얼마나 행운이었는지 새삼스럽게 깨닫게 됐어요.
……선생님,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약 무엇이든 은혜를 갚을 일이 있다면 말씀해 주셔야 해요?
아까운 인물을 잃었군…… 정말이야……
이번 달 과제는 나와 마누엘라의 반에 맡겨 주게.
모든 지도를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말일세.
하지만 자네의 눈동자에는 힘이 깃들어 있어. 다시 일어서고 있는 건가……
정말로 강하군, 자네는.
이럴 때 그다지 기분 좋은 얘기는 아니겠지만…… 들을래?
제랄트씨를 찌른 무기 얘기야.
단검이라고 했었지? 그냥 단검이 아니야.
철도, 강철도 아니야…… 높은 강도의 예리함을 겸비한 수수께끼의 금속이지.
그게 아니고서야 상흔을 설명할 수가 없어. 대체 정체가 뭘까, 그 사람들은……
그래…… 그게 나을지도 모르지.
정체가 뭘까, 그 사람들은……
주여, 부디 나와 주세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맞이해 주세요.
한없이 차가운 비가 그 몸을 적실 때, 새와 늑대가 새벽을 고할 때……
푸른 혈맥 안으로 맞이해 주세요. 반짝이는 하나의 별로 맞이해 주세요.
……세이로스교의 사자를 애도하는 성구예요. 레아님께 배웠어요.
제랄트씨의 명복을…… 빌어요.
벨레트……! 조금 괜찮아지셨나요?
저로서는 당신의 슬픔을 어림짐작할 수밖에 없지만……
저도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었습니다. 그때는,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날 일을 떠올렸더니 가슴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는군요……
당신의 슬픔이 치유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응? 그 책 속에 뭔가 있군. 좀 꺼내 봐.
이 반지…… 본 기억이 있는데.
생각났다. 언제였지, 묘비 앞에서 제랄트가 너에게 보여 줬잖아?
이 반지, 언젠가 네게 줄 생각이라고 했으니 받아 두는 게 어떠냐.
언젠가 소중한 사람이 생기면 줘라…… 분명 그런 말도 했었지.
흐음…… 좀 지워져서 읽기는 힘들지만 주머니에 좀 투박한 글씨가 쓰여 있군.
이건…… 제랄트의 이니셜인가? 또 한 가지 글자는…… 흐음, 그렇군.
분명 부부의 연을 맺을 때 반지를 주는 풍습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느냐?
그 반지는 제랄트가 네 어머니에게 준 것일지도 모르겠군……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오늘은 이상 없습니다……
……으흐흐흑!
여기서는 얻을 수 없는 물건도 지하에 가면 얻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가르그 마크의 지하를 모르신다고요? 그곳은 지상에 머무르지 못하는 이들의 낙원이죠.
어비스 녀석들…… 매일 문제나 일으키고 말이야.
차라리 가르그 마크의 지하를 통째로 소탕해 버리면 좋을 텐데……
토마슈에 이어서 모니카까지…… ……죄송합니다, 모든 게 저희 실수입니다.
적의 침입을 눈치채지 못해서 제랄트님을…… 당신께는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선생님, 부디 수도원과 사관학교 사람들도 측근이라고 너무 상대방을 믿지 마십시오.
지금은 어디에 어떤 적이 잠입해 있을지 알 수 없으니까요……
저기…… 선생님. 저희, 제대로 졸업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소란스러운 사건이 계속되니까 역시 무심코 걱정돼서……
반 친구들이나 선생님들까지 모두 모여서 졸업식을 맞이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모니카 폰 옥스…… 그녀의 경력에 수상한 부분은 없다.
역시 그녀의 변모에는 작년의 실종이 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그 이상은 전혀 모르겠어. 애초에 누가 왜 그녀를 유괴한 거지?
……난 최근에 제랄트씨와 대련을 계속 했었어.
근데 어째서…… 왜 제랄트씨가 죽어야만 하는 거야……!
그야 이상하잖아……! 그 사람이 뭘 했다고……!
모니카가 적이란 얘기를 들었더니 묘하게 납득이 되는 느낌이에요.
그 애, 좀 이상했거든요. 뭐가 그러냐고 하면 미묘하지만요.
……그러고 보니 그 애, 틈만 나면 항상 에델가르트님한테 붙어 있었는데요.
설마 에델가르트님은…… 아……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 최근에 있지, 제랄트님과 함께 술을 마셨거든.
그 사람, 요령이 없어서 당신한테는 계속 쌀쌀맞았을지 모르지만……
당신 얘기를 하는 제랄트님은 행복한 아버지의 표정을 짓고 있었어.
왜 그러냐, 울고 싶으면 내가 이야기 상대가 되어 주지.
갑자기 솔직해지다니 상태가 이상하군. 뭐, 좋아. 자, 말해 봐라……
이미 극복했나. 너는 정말 기골 있는 녀석이군.
그렇다면 나도 아무 말 않겠어. 앞을 향해 나아가자고.
당신에겐 제랄트님이 유일한 육친이었지. ……힘들었겠어.
슬퍼할 틈도 없다, 그런 말은 안 해. 부모가 죽었을 때 정도는 마음껏 울어.
그저, 당하기만 하고 울다 잠드는 얼간이만 되지 않길 바라, 선생님.
……당신이 누구인지는 알 바 아니지만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전에 돌아가.
아니면 누군가의 지시로 어비스에 온 거야? 그런 거라면 마땅한 대접을 해 드리고.
……잠깐, 당신. 설마 교사야? 최근 대수도원에 왔다는 전직 용병 말이야.
흐응, 당신이 소문의 그…… ……뭐, 그런 거라면 상관없지.
내 이름은 율리스. 앞으로도 여기 올 생각이면 기억해 둬.
흠? 못 보던 얼굴이군. 너, 여기 주민 아니지?
교사? 아, 소문의 신임 교사구나! ……그래도 나보다 분명 어리겠지?
내 이름은 발타자르. 동맹령 출신이지. 잘 부탁한다.
어, 벌써 회복한 거야? 그래, 운다고 해결되는 건 없으니까.
발타자르, 정말 무신경하군요! 좀 더 상대방을 배려할 순 없나요?
그런 말을 상처받은 본인 앞에서 하는 너도 꽤나 무신경하다고 생각한다만?
윽…… 선생님, 실례를 범했어요. 먼저 그, 깊은 조의를 표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된 이상 원수는 꼭 갚아 주라고! 꺾이지 마!
어머, 당신…… 누구시죠? 어비스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인데요.
혹시 지상에서 내려오셨나요? 도대체 무엇이 목적이시죠?
……생각났어요. 당신, 레아님께서 손수 발탁하셨다는 신임 교사 맞죠?
지하에도 소문이 파다하게 났답니다. 제 이름은 콘스탄체 폰 누벨!
앞으로 기억해 주시길 바라요? 오~홋홋홋홋홋!
힘들어 보여. 하피는 어떤 기분일지 짐작도 안 가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잃을 때마다 절망하면 살기 힘드니까……
하피처럼 포기해도 괜찮아. 넌 절대 포기하지 않겠지만.
……네 정체가 뭔지 맞혀 볼까?
사관학교에 새로 온 선생님이지? 하피, 알고 있어.
여기에도 조금 소문이 났거든.
흐응…… 이런 얼굴이었구나. 생각보다 평범하게 생겼네.
어머, 선생님. 요즘 어때? 벌이는 잘되어 가?
느긋하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이래 봬도 일하는 중이라서. 미안.
제랄트씨 소식 들었어… 깊은 조의를 표할게.
나 말이야, 당신을 알기 전부터 제랄트씨와 알고 지내던 사이거든.
언제나 밝고 재밌는 사람이었는데. 정말이지 아까운 사람을 잃었어……
사방이 뒤숭숭해서 행상인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얼른 다들 웃으며 장사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어비스? 선생님, 그런 곳에 흥미가 있어?
가르그 마크의 지하에 펼쳐진 고대 유적…… 그게 어비스야.
멋대로 정착한 사람들도 있지만 짐작대로 저마다 사정이 있는 사람뿐이지.
제대로 된 상인은 접근하지 않는 곳이니까 선생님도 발을 들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이곳은 오늘도 이상 있습니다.
어라, 기운이 없어 보이시네요. 무슨 일 있으셨나요?
저라도 괜찮다면 상담해 드릴게요. 돈에 관한 이야기만 아니라면요.
당신, 지상의 사람이군요. 이런 곳엔 무슨 볼일이십니까?
……아, 혹시 신임 교사이신가요? 그럼 들어가셔도 괜찮습니다.
이곳은 지하 마을 "어비스"입니다. 악랄한 이들이 많으니 조심하세요.
왠지 이번 달 분위기는 좀 이상하달까…… 가르그 마크 마을 전체가 술렁이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요즘 계속 혼자서만 지냈더니……
아무것도 아는 게 없네요. 무슨 사건이라도 벌어졌나요……?
제랄트님이 돌아가셨다고!? 그 최강의 기사단장이……
믿을 수가 없군…… 수십 년간 몇 차례나 사지를 헤쳐 온 사람이……
설마 한계가…… 아니, 억측은 관두지. 최강의 기사단장의 명복을 빌어야겠군.
……! 당신은 제랄트님의…… 그렇군요…… 어머니를 많이 닮았네요.
당신의 부모님과는 안면이 있습니다. 당신과도 꼭 한번 이야기해 보고 싶었지요.
보잘것없는 수도사입니다. 당신의 부모님과는 안면이 있지요.
그러나……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수도원을 잠시 떠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만.
그녀의 묘지에 바칠 꽃을 대신 준비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당신이 준비한 꽃이라면 그녀도 분명 기뻐할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아아…… 이 꽃은 그녀가 생전에 좋아하던 꽃입니다.
……이제 여한이 없군요.
자, 저는 슬슬 가 보겠습니다 벨레트 선생님, 부디 건강하시길.
그녀의 몫까지 제랄트님을 소중히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