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한번에 장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나조차도 머리가 깨질 것 같아.
레아씨의 정체는 성자 세이로스고, 공격해 온 게 해방왕 네메시스라고?
게다가 당신 몸에는 여신의 심장이 들어가 있다네!? 놀라서 자빠지겠다……
아니, 자빠져 있을 때가 아니지. 네메시스가 코앞까지 닥쳐와 있으니까.
녀석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포드라는 새벽을 맞이하지 못한 채 어둠 속으로 사라지게 될 거야.
이걸로 정말 마지막 전투다. 기합 단단히 넣으라고, 형제!
메리세우스 요새를 분쇄한 빛의 말뚝…… 그게 또 샴발라를 붕괴시켰다.
아마도 스스로와 함께 모든 것을 어둠에 매장시키려고 했겠지.
그 김에 우리도 휩쓸리기를 바랐는지도 모르지만.
또한 빛의 말뚝은 땅속의 네메시스를 되살리는 신호이기도 했던 거야……
어때? 내 생각은.
역시 그렇지? 뭔가 명확해진 기분이 들어.
큭…… 그, 그런가. 뭐, 나는 맞지도 틀리지도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 기세로 그 네메시스를 해치우고 포드라에 평화를 가져오지 않겠나!
전쟁은 끝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희생이 커지잖아요?
승자는 단숨에 승부를 내기 위해서 치명적인 타격을 주려고 하고……
패자는 기사회생의 한 수를 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무리하게 관철하려 하죠.
그래서 죽게 된 사람의 입장도 알아줬으면 하는데요……
그래요. 그렇게 안 되게 조심하자고요, 선생님.
하지만 명쾌하게 떨어지질 않잖아요. 자신의 생사가 거의 운으로 결정된다니.
뭐, 그건 알지만요…… 「아직 괜찮아」일 뿐이지, 만전은 아니잖아요.
포드라는 통일되었는데 끈질긴 놈들이네! 어둠의 뭔가 하는 놈들!
선생님, 잽싸게 날려 버리고 모두 안심할 수 있는 날을 되찾자!
좋았어! 그렇게 정했으니 그 녀석을 쓰러뜨리는 훈련이다!
이봐, 갑자기 불길한 소리 하지 마! 이렇게 된 이상 훈련이다!
이제 그럴 날도 얼마 없지만 후회만큼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
해방왕? 사왕? 네메시스씨라고 했던가요?
혹시 천 년 이상이나 틀어박혀 있었던 걸까요……?
앗, 아뇨, 공감하는 건 아니에요! 그렇게 무서운 상대가 부럽다뇨!
……으음, 네, 맞아요. 솔직히 말하자면 선생님 말씀대로예요.
이걸로 마지막, 다음이 마지막, 그렇게 생각했는데 전투는 끝나질 않네요……
선생님, 언제나 되어야 전쟁의 끝이 오는 걸까요……?
그럼 좋겠네요……
선생님, 가능한 한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실현하도록 해요.
……그렇겠죠.
그러니까 가능한 한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실현해야만 해요……
지금까지, 다른, 장엄한 분위기, 저, 느껴집니다.
네메시스, 저, 모릅니다…… 아뇨, 책, 읽다, 있습니다.
하지만, 포드라, 출생, 다릅니다, 때문에, 저, 실재한다는, 의식, 옅습니다.
그래도, 뭔가, 피부, 느껴집니다. 강적, 앞에 둡니다, 떨림, 입니까?
네, 저, 믿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있으면, 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도, 입니까? ………………?
당신, 떨지 않는다, 보입니다. ……하지만, 감사, 합니다.
전설로 내려오는 사왕 네메시스…… 흥, 상대로서는 부족함이 없군.
나는 지금껏 여러 상대를 베어 왔다. 마지막을 장식하기에는 알맞은 상대겠지.
……이기자고, 선생.
……그래.
……쳇. 이제 와서 말 안 해도 알고 있어.
천 년도 전의 해방왕이 되살아나다니…… 어쩐지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아요.
아하하…… 선생님도 그럴 정도니, 저 같은 건 도저히 상황 파악이 안 돼요.
그렇다고 해도…… 전혀 현실감이 없달까……
솔직히 지금 들이닥친 네메시스가 진짜인지도 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실제로 다치고 죽는 사람들이 있다면……
저는 그들을 지키기 위해 싸울 뿐이에요.
……괴조직을 무찔렀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전설의 사왕이 부활하다니.
이해의 범위를 넘었다고 할까, 이제는 그냥 머리가 아프달까……
어디까지가 전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나로서는 도저히 모르겠지만요.
……알고 있어요. 나도 살아남아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니까요.
아무튼 나는 죽을 각오로 싸우겠습니다. 어떤 괴물이 상대든지 말이죠.
무사히 살아남는다면…… 그래. 함께 식사라도 어때요, 선생님.
기껏 전쟁이 끝났는데 아직 더 싸워야 하는구나……
그건 그렇고, 네메시스는 왜 가르그 마크를 노리는 걸까~?
앗, 복수할 상대가 가르그 마크에……? ……나는 잘 모르겠어~
그렇지~ 나도 잘 모르겠어……
어쨌든, 대수도원과 레아님을 지킬 수 있도록 힘내자~
레아님, 괜찮을까요…… 쇠약하신 데다, 그런 큰 상처까지 입고.
상상도 하기 싫지만, 만약 이대로 레아님이 돌아가신다면……
……그래야겠죠.
……네. 하루라도 빨리 좋아지시길 기도하고 있어요.
어쨌든, 지금은 다 함께 힘을 모아 이곳 포드라의 평화를 지켜야죠!
샴발라는 멸망했지만…… 정말로 그들은 죽어 사라진 걸까요?
크로니예가 모니카의 모습을 빼앗은 것처럼 아직 지상에서 살고 있는 자가 있다면……
이 싸움이 끝난 다음에도 해야 할 일은 남아 있을 것 같네요……
……아니. 어쨌든 지금은 네메시스예요.
네메시스를 물리치지 않는 한, 다음은커녕 포드라의 미래 그 자체가 위험하니까요.
사왕 네메시스의 갑작스러운 침공으로 동맹령은 지금 대혼란에 빠져있어……
압도적인 힘 앞에서, 아버지는 싸우지 않고 병사를 물릴 수밖에 없었다고 하시더군.
헛된 죽음을 면한 것으로는 현명했을지 모르겠지만, 이대로라면 후세에 이름은 남길 수 없지.
포드라의 미래와 글로스터 가문의 영광은 이 두 어깨에 달려 있는 것이다……!
선생님, 큰일났어! 클로드한테 들었어!?
다음 전투에서 이기면, 식량고의 식재료를 전부 털어서 성대한 잔치를 벌인대!
나, 절대 안 질 거야……! 지금까지 단련한 집대성을 보여 주겠어!
기다려라, 네메시스!! 기다려라, 고기 잔치!!
……대략적인 이야기는 클로드군에게 들었어요.
어둠에서 꿈틀대는 자는, 과거 여신에게 패한 뒤 지하로 도망친 인간들의 후손이라고요.
어라…… 클로드군은 그렇게 말하던데요?
그들은 여신과 그 권속을 멸한 뒤, 지상을 인간의 손으로 쥐려고 했었죠.
그들이 「구원자」를 자칭하던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군요.
네메시스가 이끄는 군세에는 샴발라의 잔당으로 여겨지는 자들도 있다고 해요.
그들이 살아남아 있는 한, 잔혹한 실험이 다시 반복될지도 몰라요.
네…… 저와 같은 희생자가 두 번 다시 나와서는 안 돼요.
다음 전투에서 반드시 그들을 박멸하겠어요. ……에델가르트의 죽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겨우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곧바로 다음 적이 나타나다니……
이번에야말로, 정말 마지막 전투일까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럼, 저도 믿을게요.
포드라의 여명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요…… 꼭 이기도록 해요, 선생님.
……오빠는, 아군을 살려 보내기 위해 패배를 각오하고 네메시스에게 달려들었다고 해요.
그 결과, 손도 못 쓰고 중상을 입고는…… 죽지 않은 게 기적이라고요……
제 말이 그 말이에요……
훌륭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죽으면 끝이니까……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자기가 죽는다니, 바보 같아요. 저는 그런 거 싫어요……!
그런데도…… 왜인지 모르겠지만, 엄청 자랑스러운 기분이 되는 것 있죠……
포드라의 미래를 지킨다니, 용병 지망인 나에겐 너무 무거운 짐이야.
그러니 나는 선생님을 지킨다는 스승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싸우겠어.
선생님만 지켜 내면, 포드라의 미래도 분명 지켜질 테니까!
……스승님은, 날 지켜봐 주고 계실까?
이 대수도원이 준공되기 한참 전에 탈틴 평원에서 큰 전투가 있었다.
그 전투에서 기사 세이로스는 사왕 네메시스에게 승리하여 선조의 뼈와 심장을 되찾았지.
그게 자네가 가진 천제의 검이고 자네 안에 있는 문장석이야.
지금 레아는…… 세이로스는 못 움직여. 사왕을 쓰러뜨릴 수 있는 건 선조의 힘을 이은 자네뿐이야.
우리도 사력을 다해 원호하지. 부탁이니 세상을 구해 주게.
쉿~! 선생님, 조용히……!
레아님은 지금 주무시고 계시거든요. 용태도 그다지 안 좋아 보이세요……
만에 하나라도 네메시스에게 공격받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주세요……
지하 도시 샴발라…… 여신과는 명백하게 다른 계보의 유적이었지.
문장의 힘과는 다른, 정체 모를 두려운 현상들이 한가득해……
그건 마도인가? 기술인가? 나는 그들의 진실을 알고 싶다네.
그들은 과거에 무엇을 알고,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완성했을까……?
모든 게 정리되고 나면 그 주변을 발굴해야 되겠어……
그걸 위해서라도 우선은 눈앞의 싸움부터군. 시간을 뛰어넘어 되살아난 왕과의 싸움……
지금까지 위험하고 험난한 길을 계속 함께 걸어 온 동료들……
서로 뒷받침하고, 격려하고, 때로는 부딪치기도 하면서 연을 쌓았잖아?
그런데 왜! 아무도 나랑 사랑을 쌓으려고는 안 하는 거야!?
안 초조해, 나는! 초조할 리가……!
어디에 있는 걸까? 내 희망은 어디에!?
……그게 현실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기 시작했어.
이렇게 되면 이제 당신밖에 없어. 어때? 내가 뭐든지 할게, 당신.
이렇게 된 이상 당신도 독신으로 있어 줘. 그리고 나랑 둘이서 서로를 위로해 주자.
으음…… 전란의 흑막을 없애 버렸다 싶었더니 이번엔 사왕 네메시스가 나타날 줄이야……!
하지만 아무리 사악한 괴물이 상대라 해도 가르그 마크는 이 내가 지키겠다.
……아니, 가르그 마크뿐만이 아니야. 레아님도, 그대도 내가 지키마.
분명 제랄트님이라면 그렇게 말했을 게 틀림없네!
레아님께 만일의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하면 내 정신이 제정신이 아니야……
이런 때인데 사왕 네메시스 자식, 갑자기 되살아나다니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네.
아아, 진짜! 짜증나!! 당장 지옥 밑바닥으로 꺼져 줘야겠어!
고대 유적을 파괴했더니 지하에서 괴물이 마중 나온 셈이군.
어떡해서든 싸움을 멈추고 싶지 않은 모양이지, 놈들은?
그 정도의 집념이 있다면 좀 더 이득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무척 강하고 사악한 녀석이 레아님을 죽이려고 한다고 들었어요.
모처럼 가르그 마크에 돌아왔는데 왜 또 그런 녀석이……
레아님이 가여워요……! 전 반드시 레아님을 지키겠어요!
선생님도 부탁드릴게요! 그 검으로 그 녀석을 무찔러 주세요!
들었어, 선생님. 적은 네메시스라며?
농담 같은 이야기지만, 웃어 넘기기에는 사태가 너무 절박해.
대수도원으로 쳐들어오기 전에 나가서 맞서 싸워야겠지……!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오늘은 엄중 경계 태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가르그 마크로 오고 있는 수수께끼 군대가 네메시스라는 게 사실입니까!?
네메시스라면 10걸을 이끌고 성자 세이로스에게 도전한 전설의 사왕……
이번에도 옛날의 10걸을 이끌고 공격해 오는 일은…… 없겠죠?
이 앞은 들어가지 말아 주십시오. 대사교 예하께서 쉬고 계십니다.
여기서는 얻을 수 없는 물건도 지하에 가면 얻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가르그 마크의 지하를 모르신다고요? 그곳은 지상에 머무르지 못하는 이들의 낙원이죠.
어비스 녀석들…… 매일 문제나 일으키고 말이야.
차라리 가르그 마크의 지하를 통째로 소탕해 버리면 좋을 텐데……
시대가 바뀌는 시점은 돈을 벌 좋은 기회…… 인 줄 알았는데 그럴 때가 아니게 됐군요.
뭔가요, 네메시스가 공격해 온다니. 질 나쁜 농담을 들은 기분이에요.
이겨 주세요, 선생님. 여기서 지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수포가 되잖아요?
국가를 잃어버린 포드라는 네메시스에 대항할 힘 따위 없잖아요?
만약 우리가 진다면 포드라 전역이 위험에 직면할 거예요.
목숨을 걸어서라도 적을 막아야죠……!
레아님이 회복하시면 다시 대사교로서 교단을 이끌어 주셔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신 국가의 왕은 역시 당신이나 클로드씨가 어울리겠죠.
얘기 들었어요, 선생님. 포드라의 위기가 육박했다면서요?
하지만 그런 엄청난 이야기를 들었는데도 병사들은 이상하게 차분합니다.
선생님이 있으면 괜찮을 거라고 다들 믿고 있거든요.
제국을 쓰러뜨리고 전쟁이 끝난 줄 알았더니 어디서 누구랑 싸우고 오신 거예요?
게다가 또 분주해졌고…… 혹시 아직도 싸워야 하나요?
대체 언제나 되어야 전쟁이 끝날까요……?
평화로운 시대의 도래를 기념해서 대대적으로 물건을 싸게 팔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네메시스에게 이겨서 돌아올 때까지 통상 가격으로 영업하겠습니다요.
레아님이 상처를 입으신 건가! 왜 그렇게 됐지……?
애초에 요양 중이셨잖아? 그런 몸으로 전장에 가셨다니……
아아, 여신님…… 레아님을 도와주세요……
그래도 이젠 싸우는 일 없겠지 했는데…… 안일했네요.
가족들을 만나는 건 보류입니다. 포드라의 미래를 지켜야죠!
적이 네메시스라니 믿을 수가 없지만 의심한다고 상황이 바뀌지는 않죠.
우리는 요격 준비를 서두르겠습니다! 레아님을 지켜야죠!
더는 싸움이 없을 줄 알았는데, 또 선생님과 싸울 수 있다니 영광입니다.
저는 일개 병사에 지나지 않지만 포드라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난 학문이 얕은 대신, 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생각하도록 해 왔는데……
……이건 예상 못했어. 해방왕이 되살아나 공격해 올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냐고.
그래도 모든 게 예상대로면 재미없지. 마지막 싸움, 마음껏 즐겨 보자고.
그 재미없는 농담은 여전하네, 선생님. 뭐, 달리 방도가 없는 이상 즐기는 수밖에.
이러니저러니 해도 홀스트가 여기 오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런데 그 녀석이 이길 수 없다니 네메시스도 참 터무니없는 녀석이군.
바보 같은 소리. 이쪽엔 너랑 내가 있어. 함께 사지를 뚫고 나온 동료들도 있지.
그래! 이쪽엔 너랑 내가 있잖냐. 함께 사지를 뚫고 나온 동료들도 있지.
나에게 있어선 홀스트의 복수전이야! 아직 살아 있다고? 자잘한 건 신경 쓰지 마!
죽지 못해 사는 과거의 존재에게 지금을 사는 저의…… 저희의 꿈이 짓밟히도록 둘 순 없죠!
콘스탄체 폰 누벨의 힘을 드디어 세상에 선보일 때가 왔네요!
당연하죠! 제 이름을 알릴…… 어흠, 포드라를 지키기 위한 전투니까요!
네, 바라던 바랍니다! 오~홋홋홋!
……………
한숨이 나오지 않도록 마음을 비우고 있잖아.
안 괜찮으니까 마음을 비우고 참고 있잖아.
이제 전쟁도 끝이야! ……싶다가도 끝나지 않고 계속되니까.
방심하면 바로 한숨이 나올 것 같아.
어머, 선생님. 요즘 어때? 벌이는 잘되어 가?
느긋하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이래 봬도 일하는 중이라서. 미안.
이 전쟁도 드디어 막바지에 다다른 걸까…?
무사히 평화로운 시대가 찾아온다면 다시 행상을 다니며 돈을 그러모을 거야.
사방이 뒤숭숭해서 행상인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얼른 다들 웃으며 장사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어비스? 선생님, 그런 곳에 흥미가 있어?
가르그 마크의 지하에 펼쳐진 고대 유적…… 그게 어비스야.
멋대로 정착한 사람들도 있지만 짐작대로 저마다 사정이 있는 사람뿐이지.
제대로 된 상인은 접근하지 않는 곳이니까 선생님도 발을 들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이곳은 오늘도 이상 있습니다.
소문에 따르면 괴물 같은 녀석이 쳐들어올 거라고들 하더군요.
……저는 결혼식을 올릴까 해요. 그런 다음 이곳을 떠나려고요.
그러니까 아직 죽고 싶지 않아요. 선생님, 꼭 이겨 주세요.
할아버지랑 같이 도망쳐 왔는데 할아버지가 안 움직여……
죽은 거야? 나는 어떡해?
엄마랑 아빠도 전장이라는 데에 나가서 못 돌아온대……
……! 당신은 제랄트님의…… 그렇군요…… 어머니를 많이 닮았네요.
당신의 부모님과는 안면이 있습니다. 당신과도 꼭 한번 이야기해 보고 싶었지요.
보잘것없는 수도사입니다. 당신의 부모님과는 안면이 있지요.
그러나……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수도원을 잠시 떠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만.
그녀의 묘지에 바칠 꽃을 대신 준비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당신이 준비한 꽃이라면 그녀도 분명 기뻐할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아아…… 이 꽃은 그녀가 생전에 좋아하던 꽃입니다.
……이제 여한이 없군요.
자, 저는 슬슬 가 보겠습니다 벨레트 선생님, 부디 건강하시길.
그녀의 몫까지 제랄트님을 소중히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