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우리는 동원할 수 있는 최고의 전력으로 왕도 페르디아에 진군할 거야.
여기까지 와 놓고, 가르그 마크로 되돌아갈 생각은 없어.
우리의 귀환은, 페르디아를 함락시켜 전쟁의 막을 내린 다음이 될 거야……
마음의 준비와 전투 준비…… 출격하기 전까지 모두 마쳐 줘.
정말? 그럼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걸 도와줘.
미안하지만 모두를 부탁할게. 선생님……
……맞춰 줘. 당신이라면 문제없으리라 믿어.
쳇…… 아룬델 녀석. 그자가 있는 한, 에델가르트님께선……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솔론과 크로니예의 윗선입니다.
저희가 아리안로드에서 물리친 코넬리아도 그자와 한패였지요.
……참으로 성가신 존재로 언젠가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땅속에서 꿈틀대며, 제국의 중진으로 책동하는 그자를……
왕도 페르디아라…… 제국에서는 북쪽 끝처럼 느껴지지.
새삼 멀리도 왔구나 싶어. 에델가르트와 선생님을 좇아서.
그때 그대로, 에기르 공의 지위를 상속받아 재상이 되었더라면……
이런 감회는 느끼지 못했겠지.
당시의 난 정말 미숙했어. 조금이라도 성장한 거라면 좋겠는데.
놀리지 말아 줘, 선생님. 이래 봬도 조금은 변했다 생각하니까
지금은…… 폐하의 뒤를 좇아 다 함께 나아가자.
전쟁은 끝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희생이 커지잖아요?
승자는 단숨에 승부를 내기 위해서 치명적인 타격을 주려고 하고……
패자는 기사회생의 한 수를 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무리하게 관철하려 하죠.
그래서 죽게 된 사람의 입장도 알아줬으면 하는데요……
그래요. 그렇게 안 되게 조심하자고요, 선생님.
하지만 명쾌하게 떨어지질 않잖아요. 자신의 생사가 거의 운으로 결정된다니.
뭐, 그건 알지만요…… 「아직 괜찮아」일 뿐이지, 만전은 아니잖아요.
좋았어~! 간다, 왕도! 기다리고 있어라, 왕도!
……어라, 전에도 비슷한 말을 한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그래, 기분 탓이구나. 음…… 뭔가 좀 걸리는데.
그렇지! 근데 언제인지 모르겠어!
그래! 왕도로 가자, 선생님! 기합 넣고 출발이다아아아!
서, 선생님! 어떡하죠!
다들 『제국 전기・최종권』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구요오오!
그, 그렇게 장렬한 전투가 시작되는 건가요? 베르의 각오가 부족하지는 않을까요오오오!?
저, 저, 정말인가요!? 다행이다! 각오, 했어요! 꼭 이길 거예요!
역시나아아아아! 그치만 저 죽고 싶지 않아요!
예!? 아…… 맞아요. 전 침착함이 부족하죠……
드디어 왕도 페르디아로…… 이제 곧 전쟁이 끝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아리안로드가 괴멸했다는 게 사실인가요!?
도대체 무슨 일이!? 세이로스 교단의 정체는 무엇이죠……?
……알겠어요. 지금은 그냥, 싸울게요. 선생님을 믿으니까요……
그렇겠죠. ……선생님. 전 선생님을 믿어요.
예…… 선생님 말씀만 있다면 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저…… 불안, 합니다. 모든 일, 완수, 하고 있습니까?
전쟁, 끝, 브리기트, 귀환, 선택지, 생긴다, 생각합니다.
조부의, 후사, 왕으로서…… 가슴, 펴다, 저, 할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말씀,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예. 그것, 맞는, 말씀입니다. 저, 가슴, 펴다, 힘껏, 싸우겠습니다!
브리기트의 명예, 기술, 삶…… 전부, 보이고, 자랑할, 것입니다!
"퍼거스의 방패"라 칭송받던 아버지는 죽고 아리안로드도 무너졌어.
하지만 아직 세이로스 기사단도…… ……그 멧돼지도 남아 있다.
녀석의 무서움은 그 강한 의지야.
설령 최후의 한 사람이 되더라도 녀석은 싸움을 멈추지 않겠지.
그런 녀석이거든. ……내가 누구보다 잘 알아.
블레다드 왕가의 직속군은 정말로 강하고 사기도 높은 듯해요.
저도 소문으로 들었을 뿐이지만, 왕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무릅쓴다던데……
……어쩐지 예전에 마그드레드에서 싸운 로나토님의 군대가 떠오르네요.
그때와 다른 점은 상대가 민병이 아니라 정규군, 게다가 정예군이라는 점이죠.
……분명 처참한 싸움이 될 거예요. 그래도 그 뒤에 평화로운 내일이 있다면……
우리한테 우리 나름의 정의가 있듯이 왕국에도 왕국 나름의 정의가 있겠죠.
……이제부터 그 정의와 정의가 서로 부딪치기 시작할 겁니다.
어느 한쪽이 옳은 것이 아니라, 이긴 쪽이 옳은 것이 되는 싸움……
둘 다 물러나지 않는 이상, 어느 한쪽이 죽을 때까지 서로 죽일 수밖에 없겠죠.
뭐…… 험난한 싸움이 되겠지만 우리, 살아서 돌아오자구요, 선생님.
5년 전, 내가 사관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설마 이렇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
교단을 상대로 이런 싸움을 걸게 되다니……
……글쎄. 후회하는 점도 있지만~ 틀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해~
후후…… 응, 물론이지~
설령 레아님이 상대라도 나는 싸울 거야~
아버지는 분명 페르디아에 있겠죠. 가능하면 싸우고 싶지 않지만……
아버지는 왕가를…… 디미트리님을 배신하는 일은 할 수 없을 거예요.
그러니 저도…… 확실히 각오를 다지고 가려구요.
……네!
괜찮아요. 저는 선생님을 믿겠다고 생각한 저 자신을 믿으니까요.
선생님. ……저희 꼭 이겨요!
클로드가 "원탁의 귀신"이란 별명을 얻으며 신출귀몰한 책략을 뽐냈다면……
디미트리 왕은 "폭풍의 왕"이라 불리며 용맹무쌍함으로 두려움을 사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그와 직접 싸운 적이 없죠…… 정말로 이길 수 있을까요.
……그렇겠죠. 죄송해요, 쓸데없이 약한 소리를 해서.
선생님…… ……그럴 거예요. 분명.
선생님도 있고, 에델가르트도 있어요. 믿음직한 동료도 많이 있구요.
상대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모두 힘을 합치면 반드시.
레아님을 쓰러뜨린다, 라…… 아니, 내게 특별한 감정은 없지만.
경건한 세이로스 신도인 척하던 제후들이 그 누구도 불평 하나 없다는 것이, 조금……
평민은 그렇다 쳐도, 귀족들의 신앙 따위 결국은 처세를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 역시 그랬던 거야. 이제 와서 실망이랄 것도 없지만…… 어쩐지 화가 나는군.
도구로써 가치를 잃었다면 귀족은 더는 신앙에 관심을 두지 않겠지.
귀족의 책무는…… 존재 의의는 무엇이었는지, 이 싸움에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우오오오! 다음은 왕도다아아! 기다려라, 왕도!
……어라, 전에도 같은 말을 했던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그런가? 그렇겠지이. 왕도, 처음으로 공격하는 거니까아.
뭐야, 기분 탓이 아니었잖아. 그럼 왕도를 공격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인가아?
응! 왕도로 가자, 선생님! 출격에 대비해서 근육을 단련해 둘까아!
왕도가 함락되면 포드라의 대지는 제국의 이름 아래 통일될 거예요.
그야말로 역사적 순간이네요…… 벌써부터 긴장이 돼요.
그야 그렇지만요……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네! 열심히 할게요!
확실히 상대는 강적이지만, 선생님이 있다면 절대로 지지 않을 거예요!
이 싸움에서 이기면, 왕국도 교단도 사라지고, 제국에 의한 평화의 시대가 찾아온다……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있는 모양이지만, 정말로 그렇게 될까요?
……믿을게요, 선생님.
……역시, 그렇겠죠.
……그렇겠죠.
아리안로드의 붕괴…… 그건 정말로 교단이 한 짓이었을까요?
설마……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조금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요.
주여……
네…… 선생님의 무사를……
저…… 선생님의 무사를……
저도 죽지 않도록 할 테니까…… 부디 선생님도, 죽지 말아 주세요……
드디어 이 전쟁도 절정에 달했군. 여기까지 와서 죽지 마, 선생님?
오, 든든한걸?
물론, 나도 죽을 마음은 없어.
왕국에게 이기고 당신이 살아남으면, 스승님과의 약속은 지킨 것이나 다름없어.
덤으로 나도 살아남아서 새로운 시대라는 것을 함께 지켜보도록 할까.
그녀가 날 군으로 초대했을 땐 솔직히 황당무계한 꿈 같았네.
하지만 이 나이에 한 번쯤, 꿈을 위해 피땀을 쥐어짜 보고 싶었지.
그 뒤로 이래저래 5년, 포드라의 통일은 현실성을 띠기 시작했고 지금으로서는……
귀족 없는, 문장으로 고통받는 이가 없는 세상도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아무 말하지 않아도 괜찮네. 나는 끝까지 자네들과 함께할 것이니.
잠~깐 딴소리 좀 해도 괜찮을까, 선생님.
군에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잖아? 게다가 독신인 사람이 대부분이고.
지금도 의무실 담당자인 나는, 부상자들의 치료 등으로……
여러 남자와 얘기할 기회도, 가끔, 아니, 제법 있는 편이야. 그런데……
그게 안 생기더라니까! 나는! 만남은 있어도 사랑은 없다고!
연인도 없는데 무슨! 결혼 따위 꿈속의 꿈속의 꿈만 같은 얘기라고!
……그게 현실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기 시작했어.
이렇게 되면 이제 당신밖에 없어. 어때? 내가 뭐든지 할게, 당신.
이렇게 된 이상 당신도 독신으로 있어 줘. 그리고 나랑 둘이서 서로를 위로해 주자.
흐음…… 레아님을 토벌한다, 고 하면 단장님께서는 어떤 얼굴을 하시려나.
레아님과 단장님은 꽤 오래 알고 지낸 사이 같은데……
……뭐, 다름 아닌 그대의 결단이니 분명 마지막엔 수긍해 주셨겠지.
자, 가자, 페르디아로! 나는 각오를 마쳤다네!
마침내 현실성을 띠기 시작했어. 레아씨를 해치운다……는 것 말야.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고 욕먹을 것 같지만 레아씨에게 입은 은혜는 확실하게 갚았어.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해. 그보다 문제는 그 녀석이지.
그래. 전 파트너이기도 하니까. 기사단을 나온 뒤론 못 만났지……
활 쏘는 법을 알려 주긴 했지만 그 녀석과는 태생도 신조도 달라.
내가 말하려는 건 카트린이야.
……아니, 딱히 걸리는 건 없는데.
애증 섞인 격정에 사로잡혀 날 죽이러 올 것이 틀림없어.
……………… ……앗, 무슨 일이신가요!
죄송합니다, 잠시 딴생각을…… 엄밀히 따지면 일 생각이지만요.
오라버니가 신변은 정리하셨으면서 인수인계는 깜빡하신 모양이라……
제 업무가 부쩍 늘어났지 뭐예요…… 오라버니도 참, 꼭 이렇다니까요……
……전쟁이 끝나면 휴가라도 얻어, 고향에서 어머니와 느긋하게 보내고 싶어요.
수고 많으십니다! 오늘도 이상 없습니다!
드디어, 왕도 페르디아로 향할 차례로군요……
저번 달에도 그리 생각했습니다만 설마 아리안로드를 기습할 책략일 거라곤……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하나 제게도 비밀로 하시다니, 조금 서운했습니다.
이제 그만 분위기를 바꿔 볼까요! 여러분의 승리와 무사 귀환을 기원하겠습니다~!
여기서는 얻을 수 없는 물건도 지하에 가면 얻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가르그 마크의 지하를 모르신다고요? 그곳은 지상에 머무르지 못하는 이들의 낙원이죠.
어비스 녀석들…… 매일 문제나 일으키고 말이야.
차라리 가르그 마크의 지하를 통째로 소탕해 버리면 좋을 텐데……
적군이 요격해 오면, 탈틴 평원에서 부딪힐 가능성이 높은 모양입니다.
탈틴 평원은 유명한 전투가 벌어진 옛 싸움터죠.
……학자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서고에 계시니 한번 들어 보심이?
저에겐 약혼자가 있습니다…… 그녀에게 살아 돌아가겠다고 약속했죠.
그러니 어떤 격전에서도 살아남을 겁니다. 반드시 살아남아 그녀 곁으로 돌아갈 거예요.
그러고 보니…… 제가 교단을 떠나기 전, 레아님께서 묘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반드시 어머니를 되찾겠어, 라고……
가르그 마크에 어머님의 묘지라도 있는 걸까요……?
왕도를 공격하는 척, 아리안로드를 공격했다면서?
정말 감쪽같이 속았지 뭐야. 에델가르트님도 대단하시다니까.
이번엔 정말 왕도로 가는 거지? 승리하길 기원하고 있을게.
디미트리 왕의 곁에는 무서운 생김새의 더스커인이 상시 대기 중이란 소문입니다.
게다가 그 더스커인은 곰으로 착각할 만큼 거한이라 하더군요.
대사교가 이끄는 세이로스 기사단과 왕국이 이끄는 왕국군……
물론, 제국군의 승리를 굳게 믿지만 저절로 다리가 떨려 옵니다……
지금으로부터 천 년도 전, 아드라스테아 제국이 건국되고 머지않아……
포드라 통일을 노리는 초대 황제와 제국군은 세이로스의 협력을 받아 북벌을 개시했지.
한편, 포드라 북부에선 해방왕 네메시스가 동지를 규합하여 제국 타도를 위한 군사를 일으키고……
양군은 탈틴 평원에서 격돌, 세이로스는 네메시스를 무찔렀다.
그 결과, 제국군의 승리로 끝이 났지. 이 전투를 가리켜 탈틴 전투라 부른다.
다음에 출격하면 당분간은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하겠죠?
지금 확실하게 먹어 두고 체력을 쌓아 주세요.
……아리안로드에서는 로베가의 녀석들도 많이 죽었어.
에델가르트는 그걸 교단의 짓이라 선전했지만, 그렇게는 안 보인단 말이지.
즉, 순식간에 성채를 부술 수 있는 위험한 무리가 포드라에 있다는 소리야.
그건 나보다 에델가르트나 휴베르트가 더 잘 알고 있을 거야.
왕도를 함락시키면 전쟁이 끝날 거라 믿는 녀석도 있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겠어.
드디어 왕도 페르디아에 난입인가…… 헤헤헷, 손이 근질거리는구만.
가장 기대되는 건, 디미트리 녀석하고 직접 겨룰 수 있을지도 모른단 점이지.
그 녀석 엄청난 괴력을 가졌잖아? 한 번쯤 힘을 겨뤄 보고 싶었거든.
전쟁인데 불성실하다고 잔소리하게? 전장에 어떻게 임하든 그건 내 마음이잖아.
"폭풍의 왕"인지 뭔지는 몰라도 이쪽은 "레스터 격투왕"이라고!
지켜봐! 내 이 양팔로 그 녀석을 땅에 굴복시킬 테니까!
아드라스테아 제국의 포드라 통일전도 드디어 막바지에 접어들었네요!
남은 전투에서 지금 이상의 전공을 세워 제 힘을 폐하께 보여드리겠어요!
당신이 함께 싸우면 제 공적이 줄어드니 참아 주시겠어요!?
네, 그리 말씀하시지 않아도 힘내야죠. 누벨가의 부흥이 걸린 일이니까요!
고학과 고전을 거듭하여 갈고닦은 제 마도를 마음껏 선보이도록 하겠어요!
남은 전투에서의 출진을 간청드려 전공을 세우고, 제 힘을 폐하께 보여드리겠어요!
다음은 왕국뿐만이 아닌 교단과의 결전이기도 하잖아?
하피에게 거짓말을 하고 지하에 가둔 교단 사람들도 다 죽는 걸까?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아. 그냥 그렇구나 하는 게 다야.
그때 하피를 구해 줬으면 훨씬 슬펐겠지만.
이 전쟁도 드디어 막바지인가…… 이게 끝나면 널 벨 수 있는 건가……?
그런가…… 벨 가치도 없는 벌레들이…… 아직 남아 있었군……
이기지 못하면 죽음뿐…… 죽음 또한 하나의 즐거움이다……
어머, 선생님. 요즘 어때? 벌이는 잘되어 가?
느긋하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이래 봬도 일하는 중이라서. 미안.
이 전쟁도 드디어 막바지에 다다른 걸까…?
무사히 평화로운 시대가 찾아온다면 다시 행상을 다니며 돈을 그러모을 거야.
사방이 뒤숭숭해서 행상인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얼른 다들 웃으며 장사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어비스? 선생님, 그런 곳에 흥미가 있어?
가르그 마크의 지하에 펼쳐진 고대 유적…… 그게 어비스야.
멋대로 정착한 사람들도 있지만 짐작대로 저마다 사정이 있는 사람뿐이지.
제대로 된 상인은 접근하지 않는 곳이니까 선생님도 발을 들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이곳은 오늘도 이상 있습니다.
드디어 이 전쟁도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끝까지 살아남으셔서 힘내 주세요.
저도 슬슬 이곳을 나갈까 싶어요. 새로운 시대가 오면, 좋은 기회잖아요?
당신, 그거 알아? 가르그 마크의 마을에 다시 사람이 불기 시작했어.
제국이 연전연승 중이잖아. 정말이지 대단한 녀석들이라니까.
어비스도 분명 다시 예전처럼…… 좋아, 언젠가 내가 다시 회복시키겠어!
뭔가 엄청난 전투가 있었다면서? 이제 위쪽 정보는 신경을 잘 안 써서 말이야.
전쟁이 일어났던 무렵엔 야단법석이었지만 5년이나 지나면 솔직히 무뎌지기 마련이거든.
어? 얼마 전에도 위에서 전투가 있었다고? 그건 또 몰랐네……
……! 당신은 제랄트님의…… 그렇군요…… 어머니를 많이 닮았네요.
당신의 부모님과는 안면이 있습니다. 당신과도 꼭 한번 이야기해 보고 싶었지요.
보잘것없는 수도사입니다. 당신의 부모님과는 안면이 있지요.
그러나……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수도원을 잠시 떠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만.
그녀의 묘지에 바칠 꽃을 대신 준비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당신이 준비한 꽃이라면 그녀도 분명 기뻐할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아아…… 이 꽃은 그녀가 생전에 좋아하던 꽃입니다.
……이제 여한이 없군요.
자, 저는 슬슬 가 보겠습니다 벨레트 선생님, 부디 건강하시길.
그녀의 몫까지 제랄트님을 소중히 해 주십시오.